롯데면세점 "임대료 감당 못해"… 인천공항 1터미널 대부분 철수

입력 2018-02-13 21:12  

관광객 줄어 2년간 2000억 적자
주류·담배 매장은 계속 운영



[ 이수빈 기자 ] 롯데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서 운영하던 면세점 4개 구역 사업 중 3개 구역 사업권(DF1, DF5, DF8)을 반납한다. 주류·담배 매장(DF3)은 계속 운영하기로 했다. 롯데면세점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규제로 중국인 방문객이 줄어든 데다 업계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임차료를 감당하기 어려워져 철수를 결정했다고 13일 발표했다. 롯데면세점과 인천공항공사 측은 작년 9월부터 11월까지 4차례에 걸쳐 임대료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롯데면세점은 이날 인천공항공사에 DF1, DF5, DF8 사업권 반납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2015년 9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와 맺은 사업자 계약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사업 기간(5년)의 절반이 지나야 계약해지 의사를 밝힐 수 있다. 올해 2월 말부터 사업권을 반납할 수 있는 이유다. 롯데면세점은 사업계약을 중도 해지하면 이 계약에 따라 120일간 연장 영업할 의무가 있다. 3월 중 인천공항공사로부터 해지 승인을 받으면 6월께 철수한다.

롯데면세점은 2015년 3월 열린 사업 입찰에서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매년 5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임차료를 4조1400억원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작년 중국인 관광객이 50% 가까이 급감하고, 신규 면세점 출점으로 경쟁이 치열해지자 수익이 악화했다. 롯데면세점 인천공항점은 2016년부터 2년간 약 2000억원 적자를 봤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2020년까지 영업을 지속하면 적자가 1조4000억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인천공항 제1터미널 매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롯데면세점 직원 100여 명은 희망 근무지를 고려해 제2터미널과 서울 시내점 등으로 모두 전환 배치된다. 이를 위해 롯데면세점은 3월 중 직원 간담회를 연다. 매장 판촉직원들은 차기사업자와의 협의를 통해 인계할 계획이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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