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매 '문외한'서 '황제 등극'까지…윤성빈은 어떻게 성장했나

입력 2018-02-16 12:08  


'스켈레톤 황제'에 등극한 윤성빈은 6년 전만 해도 평범한 고등학생이었다. 자신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무대에서 한국에 썰매 첫 금메달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곤 꿈에도 몰랐다.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입문한 것은 2012년 초. 그의 남다른 운동신경을 알아본 신림고 체육교사이자 서울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 이사를 겸하고 있던 김영태 씨의 권유 때문이었다. 김 씨는 윤성빈에게 '배를 대고 누워 머리부터 내려오는 썰매의 최고 속도가 시속 130~140km에 달한다'며 스켈레톤에 도전해볼 것을 권했다.

김 씨의 권유는 이후 윤성빈의 인생, 그리고 세계 스켈레톤의 역사를 바꿨다.

윤성빈의 등장 이전까지 세계 스켈레톤에는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가 10년 동안 쌓아올린 거대한 제국이 있었다. 두쿠르스는 2009~2010시즌부터 8시즌 연속 세계랭킹 1위를 지켰다. 윤성빈이 스켈레톤에 입문한 2012년엔 이미 '황제'로 일컬어지고 있었다. 윤성빈의 우상이기도 했다.

하지만 윤성빈의 성장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3개월 만에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면서 한국체대에 입학했다. 국가대표로 선발된 뒤부터는 바로 두각을 나타냈다. 첫 시즌인 2012~2013시즌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아메리카컵에서 톱5에 들었다. 다음 시즌엔 아메리카컵 3~4차대회 동메달, 5차대회 은메달을 따며 메달권에 진입했다. 대륙간컵 6차대회에선 처음으로 금메달을 거머쥐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2014~2015시즌 월드컵 2차대회에선 '월드 클래스'로 진화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대거 출전하는 대회에서 동메달을 따냈다. 당시만 해도 두쿠르스의 제국은 공고했다. 하지만 균열이 생기기까진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윤성빈이 2015~2016시즌 월드컵 7차대회에서 1~2차시기 합계 2분18초26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것이다. 아시아 선수 사상 최초의 스켈레톤 월드컵 금메달이었다.

윤성빈이 지난 시즌을 세계랭킹 3위(월드컵 기준 2위)로 마치자 평창올림픽에서 홈 이점을 살리면 금메달도 가능할 수 있겠다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썰매는 홈 이점이 유독 큰 종목이어서다. 세계에는 IBSF 공식 인증을 받은 트랙이 16개 있지만 코스가 제각각이라 해당 트랙에서 가장 많은 훈련을 해본 대회 개최국 선수가 유리하다.

윤성빈은 올 시즌 7번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수확하며 두쿠르스의 기나긴 독재에 마침표를 찍었다. 세계랭킹도 1위에 올랐다. 두쿠르스는 윤성빈에 이은 랭킹 2위다. 올림픽을 앞둔 시즌부터 사실상 윤성빈에게 황제의 자리가 넘어간 셈이다.

한국 썰매의 새 역사를 써낸 윤성빈의 질주는 재능과 노력, 행운의 3박자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스켈레톤에 적합한 체형과 힘을 타고난 데다 피나는 노력이 뒤따랐고, 마침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렸다는 점에서다. 올림픽 전 인터뷰에서 "최선을 다한 뒤 결과로 보여주겠다"던 윤성빈은 설날 아침 그 약속을 지켰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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