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표팀의 평창 동계올림픽 목표인 종합 4위 달성 여부를 판가름 할 금빛 질주가 설 연휴 셋째날인 17일 저녁 시작된다.
이날은 한국의 강세 종목인 쇼트트랙에서 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여자 쇼트트랙1500m 종목과 남자 쇼트트랙 1000m 종목의 금메달 주인이 결정된다.
여자 1500m에는 최민정(20·성남시청), 심석희(21·한국체대)와 김아랑(23·고양시청)이 예선부터 출전하고, 남자 1000m 종목에는 예선을 통과한 황대헌(19·부흥고), 임효준(22·한국체대), 서이라(26·화성시청)가 준준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은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를 획득해 동계올림픽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 4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회가 중반까지 진행된 현재 금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종합 10위에 올라 있다.
한국의 전통적인 금밭인 쇼트트랙에서 이번 대회 최소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대표팀은 이날 저녁 7시 여자 1500m와 남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명실상부 '에이스'인 최민정이 500m 종목에서의 실격 아픔을 딛고 금메달을 딸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미국 유명 스포츠전문매체 SI(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는 올림픽 전 발표한 종목별 메달리스트 전망에서 최민정이 여자 쇼트트랙 전관왕(금메달 4개, 500m·1000m·1500m·계주)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할 정도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이다.
그러나 최민정은 지난 13일 열린 여자 500m 쇼트트랙 결승에서 영국의 엘리스 크리스티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으나, 두 바퀴를 남기고 치고 나가는 과정에서 캐나다의 킴 부탱에게 '임페딩(안쪽으로 손을 넣는 행위)'을 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최민정은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열심히 했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서는 후회 안 하기로 다짐하고 게임했다"며 "그래서 받아들이고 남은 세 경기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마음을 추스렸다.
그는 "1500m 경기를 앞두고 있는데 주종목인 만큼 조금 더 자신있게 경기를 해야할 것 같다"며 "남은 종목도 집중해서 노력할 테니 계속해서 많은 응원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직전 대회인 소치에서 이 종목 은메달을 따낸 심석희도 우승후보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미국 NBC는 "소치에서만 3개의 메달을 땄고, 1500m에서는 5번의 세계선수권에서 4번 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대회가 열리는 강릉 출신"이라며 최민정과 함께 우승 후보임을 강조했다.
여자 1000m와 1500m는 500m와 달리 순발력보다 근력과 지구력에 장점이 있는 한국 선수들의 주종목이다.
여자 1000m에선 최근 열린 6번의 동계 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들이 4번이나 금메달을 따냈다. 전이경이 릴레함메르(1994)와 나가노(1998)에서, 진선유는 토리노(2006)에서, 이번 대회에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한 박승희가 소치(2014)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500m에서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고기현이, 토리노올림픽에선 진선유가 이 종목 1위를 차지했다.
앞서 지난 10일 1500m에서 금메달(임효준)을 목에 건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이날 저녁 1000m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우승 후보는 임효준과 황대헌이다. 특히 임효준은 지난 1500m에서 올림픽 신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내 상승세에 있는 만큼 우승 후보 1순위다.
중학교 1학년 때 정강이뼈 골절상으로 1년 반 동안 운동을 쉬면서 선수 생활의 위기를 맞았지만 힘겨운 재활 훈련을 통해 2012년 1월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동계유스올림픽 1000m에서 우승했던만큼 이 종목과도 인연이 깊다.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막내 황대헌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당초 SI 등 스포츠전문 매체들은 1500m에서도 임효준이 아닌 황대헌을 유력한 금메달리스트로 지목했다.
180cm의 신장과 강한 체력을 가지고 있고 몸싸움에도 능한 황대헌은 2016년 릴레함메르 청소년올림픽에 출전해 1000m 금메달을 목에 걸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황대헌은 2011년 세계선수권대회 우승과 두 번의 월드컵 종합우승을 차지한 뒤 2016년 암으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고 노진규의 뒤를 이을 남자 쇼트트랙의 대형 유망주로 큰 기대를 받았다.
황대헌은 지난 10일 열린 남자 1500m 결승에서 3위로 달리던 중 2바퀴를 남기고 스케이트날이 얼음에 부딪히며 그대로 넘어지고 말았다. 이미 선두권과 한참 차이가 벌어진 상황에서 황대헌은 그대로 경기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만 1000m 예선 결과 임효준, 황대헌, 서이라가 나란히 준준결승 1조에 포함된 게 아쉽다. 상위 1~2위만 준결승에 오를 수 있어 3명 가운데 한 명은 탈락을 피하기 어렵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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