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강' MS의 인공지능… 영어로 걸려온 전화 한국말로 바꿔줘

입력 2018-02-19 17:27   수정 2018-02-20 05:14

부활하는 마이크로소프트
MS 본사 탐방 행사 '언더그라운드' 가보니…

오피스에 AI 접목
파워포인트 켜고 사진 올리면
PT 내용 맞춰 디자인 추천
워드, 문맥맞는 표현 골라줘

양자컴퓨터 상용화 머지않아
10억년 수학난제 100초면 풀고
복잡한 암호도 몇분내 해독
3년뒤엔 가시적 성과 나올 것



[ 송형석 기자 ]
마이크로소프트(MS)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분야의 숨은 강자로 꼽힌다. 일반 소비자들과의 접점이 많지 않은 탓에 구글이나 아마존에 비해 이름이 덜 알려졌지만, 기술 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1995년부터 2014년까지 주요국 특허청에 등록한 AI 관련 특허도 992건으로 2위 구글(487건)을 압도하고 있다.

직장인들의 ‘도우미’가 된 AI

지난 8~9일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의 MS 본사에서 열린 ‘언더그라운드’에서도 새로운 AI 기술들을 살펴볼 수 있었다. 언더그라운드는 MS가 언론에 기술개발 현황을 공개하는 행사로 매년 두세 차례 열린다.

MS는 직장인들이 업무에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AI 프로그램 중 하나로 자동 통·번역 프로그램 ‘MS 트랜스레이터’를 꼽았다. 사람의 말을 ‘문자 언어’로 변환한 뒤 외국어로 번역하고 이를 다시 ‘음성 언어’로 바꿔 내보낸다. 통·번역 프로그램과 MS의 음성채팅 앱(응용프로그램)인 스카이프에 연동하면 무료 통화와 통역 서비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스마트폰 앱을 실행시킨 후 “안녕하세요”라고 말하면 “헬로(hello)”라는 영어 음성이 대화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식이다. 아직 완성도가 떨어지는 편이지만 한국어 통·번역도 지원하고 있다. MS 트랜스레이터를 파워포인트에 연결하는 것도 가능하다. 발표 화면을 띄워놓고 영어로 얘기하면 프레젠테이션 화면 아래로 한국어 자막이 뜬다.

직장인들이 매일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워드와 파워포인트에도 AI가 접목됐다. 문서 구성과 편집에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을 최소화하는 게 AI 프로그램의 역할이다. 파워포인트를 실행시킨 후 사진 4~5장을 올리면 AI가 이를 토대로 프레젠테이션 표지를 만들어준다. 4~5가지 보기 중에 마음에 드는 표지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문서 내용에 어울리는 서식을 자동으로 구성해주는 기능도 있다. 구체적인 날짜가 나오는 문장들을 파워포인트에 오려 붙이면 날짜 순서대로 정보를 정리해 시각화한 수직선 모양의 서식이 나타난다.

워드도 한층 더 강력해졌다. 오탈자나 맞춤법을 잡아내는 것에서 한발 나아가 문맥에 맞는 자연스러운 단어나 표현들을 추천해 준다. 커트 켈벤 MS 기업 전략담당 수석부사장은 “MS의 최고 히트상품인 오피스가 클라우드 이용자들에겐 AI 지원 도구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방대한 분량의 자료 분석도 AI의 몫이다. 사람이 하면 수년이 걸리는 업무가 하루 이틀이면 끝난다. 이번 언더그라운드 행사에서는 1963년 암살된 존 F 케네디 대통령과 관련된 6000개 이상의 문서를 스캔해 분석한 데모 사이트를 시연했다. 이 사이트에 대통령 암살범으로 지목된 인물인 ‘오즈월드’를 입력하자 그와 관련된 사건과 인물들이 시각화된 화면과 함께 일목요연하게 나타났다.

양자컴퓨터가 바꿀 세상

MS는 언더그라운드에 처음으로 ‘양자컴퓨터’와 관련 세션을 배치했다. 양자컴퓨터의 실용화 시점이 머지않았다고 판단해서다. 기존 컴퓨터는 정보를 0 아니면 1로 처리한다. 반면 양자역학 원리에 따라 작동하는 양자컴퓨터는 00, 01, 10, 11이란 네 가지 상태를 구현할 수 있어 연산 속도가 훨씬 더 빠르다. 기존 슈퍼컴퓨터를 활용해 해결하는데 10억 년이 걸리는 소인수 분해 문제를 100초 만에 풀 수 있을 정도다. 양자컴퓨터가 ‘꿈의 기술’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MS와 구글, IBM 등이 개발 중인 50큐빗(양자컴퓨터의 연산단위)급 양자컴퓨터가 상용화되면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을 다시 짜야 한다. 슈퍼컴퓨터로 수십 년을 풀어야 하는 250자리 암호체계가 몇 분 만에 무력화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 ‘채굴’ 역시 식은 죽 먹기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인 AI도 비약적으로 발전할 것이란 분석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서다.

양자컴퓨터는 절대온도(-273.15도)에 가까운 극저온에서만 작동하는 초전도 회로가 들어간다. 냉각 장치 때문에 덩치가 클 수밖에 없다. MS는 양자컴퓨터를 서버처럼 활용하고 클라우드를 통해 일반 컴퓨터와 연결해 사용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토드 홀름달 MS 양자컴퓨터담당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양자컴퓨터를 위한 프로그램 도구를 내놓았고 성능 개선을 위해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다”며 “3년 정도가 지나면 가시적인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레드먼드=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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