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5시간 근로 만족도 높아
정시 출퇴근 통해 업무 효율성↑
초등 1년 자녀 있으면 한 달 휴직
임산부 직원 하루 5시간만 근무
[ 공태윤 기자 ] 지난 6일 오후 5시10분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1층. 엘리베이터에서 내린 직원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일부는 출입구 앞에 있는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한 직원을 따라 지하 주차장으로 가봤다. 퇴근하려는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주 35시간 근로’를 시작한 지 한 달이 막 지난 신세계그룹 계열사 이마트의 풍경이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오후 5시30분 개인용 컴퓨터(PC) 셧다운제를 시행 중이다. 오후 5시 정시 퇴근을 위해 30분 전부터 셧다운을 알리는 타이머가 컴퓨터에 뜬다. 신세계백화점 직원 PC에는 20분 전부터 알림이 뜬다. 업무가 밀려 컴퓨터 사용을 연장하려면 해당 부서 임원 결재가 필요한 기안을 올려야 할 정도다. PC를 재부팅해도 5분 안에 다시 꺼지고, 다음날 오전 6시까지는 부팅이 안 되도록 시스템화했다. 주말, 휴일에도 컴퓨터 부팅이 안 된다. 지난해 12월 32%였던 야근율은 PC셧다운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이달 초에는 0.3%로 뚝 떨어졌다.
입사 1년차인 김슬아 전략기획팀 사원은 “처음 언론에 주 35시간 근무 기사가 났을 때는 반신반의했다”며 “하지만 지금은 팀장이 ‘나 먼저 퇴근한다’며 근무시간 단축에 앞장서고 있다”고 전했다. 신입사원인 현무협 씨(교육팀)도 “일이 남아도 퇴근할 수 있다”며 “저녁시간을 계획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며 싱글벙글했다.
이마트의 하루 근무시간은 오전 9시~오후 5시. 점심식사 시간인 오전 11시30분~낮 12시30분을 제외한 근로시간은 하루 7시간이다. 줄어든 근로시간만큼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이마트는 집중근무 시간을 도입했다. 오전 10시~11시30분, 오후 2~4시에는 흡연실을 폐쇄하는 등 업무에 집중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집중근무제는 팀별 회의실 이용 횟수를 주 3회에서 주 1.5회로 줄였다. 회의실 이용시간도 2시간에서 1시간으로 절반이나 단축됐다. 점심시간을 엄격히 지키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회사 밖에서 식사하는 비율은 크게 낮아졌다. 대신 사내에 있는 직원식당 이용 횟수는 지난해 12월보다 22%나 증가했다. 회사는 회의, 외근 등으로 점심식사를 제때 못 하는 직원을 위해 ‘포장 도시락’ 서비스를 지난달 중순부터 시행 중이다.
이마트는 어린 자녀를 두고 있는 임직원을 위한 ‘가족 돌봄 휴직’도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직원이라면 1년 중 언제든지 1개월간 휴직할 수 있다. 2016년부터 임신기간 2시간 근로단축제를 도입해 임신한 직원은 하루 5시간만 일하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사진)는 “주 35시간 근무는 2년 전부터 준비해온 프로젝트”라며 “임직원에게 ‘휴식이 있는 삶’과 ‘일과 삶의 균형’을 제공하고 선진 근로문화를 정착시키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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