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을 이끈 새러 머리 감독은 평창 동계올림픽 모든 일정을 마친 뒤 "선수들이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난다"고 말했다.
머리 감독은 2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7~8위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1 대 6으로 패한 뒤 눈시울을 붉히면서 "감독으로 부임하던 4년 전만 해도 이 정도로 올림픽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4년 동안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고 밝혔다.
머리 감독은 올림픽 개막을 2주가량 남겨 놓은 시점에서 단일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준비 기간이 짧았던 데다 전 세계 미디어의 관심이 쏟아지면서 훈련에 온전히 집중할 수 없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을 통해 매 경기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5경기에서 전패하며 최하위인 8위로 대회를 마감했지만 랜디 희수 그리핀과 한수진의 골은 역사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에게 4년간 가르쳐야 할 시스템을 불과 10일 안에 가르쳐야 하는 게 힘든 일이었지만 그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면서 "짧은 시간에도 남북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정치적인 부담과 미디어의 높은 관심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냈다는 점은 내게도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머리 감독은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그들을 계속 가르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훈련할 장소를 섭외하기가 쉽지 않다. 관동하키센터는 이날을 마지막으로 운영 인력이 전원 철수한다.
머리 감독은 "링크에서 훈련은 못 할 것 같지만 비디오 미팅을 하는 등 훈련하지 않고도 최대한 많은 것을 북한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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