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사업성은 미지수"
[ 김형규 기자 ]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이 강화되면서 사업 진행이 어려워지자 리모델링이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그러나 내력벽 철거가 제한되는 등 제약 요인이 있는 만큼 사업성 확보는 미지수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리모델링은 증축, 수선 등을 통해 내진 성능을 높여 주거 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리모델링 추진 가능 연한은 준공 후 15년으로, 재건축 가능 연한(30년)의 절반에 불과하다. 사업 절차도 재건축보다 단순하다. 조합 설립, 안전진단, 건축 심의, 행위 허가, 이주·착공 절차만 거치면 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당장 올해부터 시행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리모델링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재건축 사업에 적용되는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의 규제로부터 자유롭다. 골조를 유지하면서 층수를 올리거나 구조를 변경하는 ‘수직 증축’을 통해 신축 가구수를 최대 15% 늘릴 수 있다.
기존 용적률이 높아 재건축으로는 사업성이 높지 않은 중층 아파트는 이 같은 장점을 살려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 중이다. 경기 일산, 분당, 평촌 등 1기 신도시 등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구조에 심각한 결함이 없는 이상 재건축이 불가능해지면서 리모델링 사업으로 눈을 돌리는 단지가 많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건물의 하중을 견디거나 분산하도록 한 내력벽 철거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걸림돌이다. 2016년 8월 국토교통부는 리모델링 시 가구 간 내력벽 철거를 허용했다가 다시 재검토하겠다며 방침을 뒤집은 적이 있다. 정밀 검증 후 허용 여부를 내년 3월까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재건축보다 사업성이 낮고 추가 부담금이 많다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리모델링은 기존보다 최대 3개 층만 올릴 수 있어 공사비 충당을 위한 조합원 부담이 만만치 않다.
박원갑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내력벽 철거 등을 통해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이점이 확보되지 않으면 리모델링으로 시세차익을 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 때문에 리모델링을 검토하다가 재건축으로 돌아선 단지도 많다”고 설명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상대적으로 사업성이 높은 분당, 평촌, 서울 강남 등 일부 지역에서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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