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선호의 도전이 막을 내렸다. 이변 연출엔 실패했지만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0일 강원도 강릉의 강릉하키센터에서 2018 평창동계올림픽 8강 티켓을 놓고 세계 랭킹 4위의 강호 핀란드와 맞섰다. 지면 끝인 단판 승부에서 개인 기량과 조직력에서 앞선 핀란드에 2피리어드 초반까지 수세에 몰렸다.
2피리어드 6분 23초에 3번째 골을 내주고 0 대 3으로 밀려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모두가 패배를 예감한 순간부터 대표팀의 투지와 근성이 살아났다.
2피리어드 10분 6초에 브락 라던스키의 만회 골이 터져 나왔다. 쉴틈없이 돌아가는 공격 전개에 핀란드 골리가 라던스키에게 가랑이 사이를 통과하는 골을 내줬다.
한국은 2분 3뒤 추가 골을 뽑아냈다. 신상훈이 핀란드 수비수와 격렬한 몸싸움 끝에 퍽을 따내자 안진휘가 왼쪽 페이스오프 서클에서 강력한 리스트샷으로 골망을 갈랐다.
이후 파상 공세를 계속했지만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핀란드는 3피리어드 7분 20초에 한국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오스카르 오살라가 퍽을 우겨 넣어 4 대 2로 달아났다. 한국의 추격 의지가 끊기는 순간이었다.
한국은 경기 막판 골리 맷 달튼을 빼고 총공세에 나섰다가 종료 6.1초를 남긴 상태에서 엠프티넷골을 헌납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백지선호는 고대했던 올림픽 첫 승을 끝내 신고하지 못하고 최하위(12위)로 이번 대회를 마쳤다.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에 이어 남녀 모두 꼴찌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날 핀란드전은 아쉬움과 한숨만 남는 경기는 아니었다. 국내 팬들에게 아이스하키의 진정한 매력과 재미를 선사한 명승부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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