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이 구속된 가운데 일본 롯데홀딩스가 21일 이사회를 열고 신 회장의 거취 등에 대해 논의한다.
일본의 기업 관행상 경영진이 실형을 선고받으면 이사직에서 물러나는 게 관례여서 이번 이사회에서 신 회장의 해임 결의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롯데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후 2시 이사회를 열고 1심에서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신 회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사회는 신 회장 구속 전 이미 열리기로 예정돼 있었으나 신 회장이 구속되면서 거취 문제도 포괄적으로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하겠다는 뜻을 이사회 측에 이미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 관계자는 "아직 확인된 것은 없으며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만약 신 회장이 이날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된다면 한일 롯데그룹의 경영권은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동안 신 회장을 지지했던 일본계 주주들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는 지분 28.1%를 보유하고 있는 광윤사고,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신 회장으로부터 경영권을 가져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이다.
그러나 광윤사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0%) 등이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어 사실상 경영권이 신 회장에게 있는 구조였다.
그러나 지난 13일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구속되자마자 자신이 운영하는 '롯데 경영권 정상화를 요구하는 모임' 홈페이지에 입장자료를 내고 신 회장의 즉각적인 사임과 해임을 요구하는 등 신 회장 측을 몰아세우고 있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오는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주총이 열리기 전까지 지속적으로 주총을 열어 종업원, 임원지주회, 관계사 등 주요 주주들을 설득하겠다는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날 신 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될 경우 일본 롯데홀딩스는 현재 공동 대표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롯데 사업 역시 일본계 주주들에 의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커졌다.
신 회장은 그동안 낮은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한·일 통합 경영 능력, '뉴 롯데' 비전 제시 등을 통해 일본계 주주들의 지지를 받아왔다.
현재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구조는 지난해 출범한 롯데지주와 호텔롯데를 두 축으로 하는 과도기 상태다. 신 회장이 호텔롯데를 상장한 뒤 롯데지주와 합병시켜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했던 이유다.
롯데 측은 일본 롯데 지분율이 99%가 넘는 호텔롯데의 국내 상장이 이뤄질 경우 일반 주주의 비중이 40%대로 높아질 것으로 봤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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