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 이영학, 1심서 사형 선고 "가벼운 벌 받기위해 안간힘…위선"

입력 2018-02-21 17:55  

이영학, 법정서 수차례 눈물…피해자 유인한 딸은 '장기 6년 단기 4년형'



'어금니 아빠' 이영학(36)이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았다. 피해자를 향한 반성이나 죄책감을 찾아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2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영학에게 이 같은 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가 입었을 고통을 짐작하기조차 어렵다"며 "이영학에 대해 모든 사정을 고려하고 준엄한 법과 정의의 이름으로 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이영학의 범행은 어떤 처벌로도 위로할 수도, 회복할 수도 없는 비참한 결과를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에서도 수사 기관을 비판하는 등의 행동을 볼 때 이영학에게 교화 가능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고, 더욱 잔인하고 변태적인 범행을 저지르기 충분해 보인다"며 "가석방이나 사면을 제외한 절대적 종신형이 없는 상태에서 무기징역은 사형을 대체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영학은 재판에서 여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문맥에 비춰볼 때 유족을 향한 진심 어린 반성에서 우러났다기보다 조금이라도 가벼운 벌을 받기 위해 안간힘 쓰는 위선적 모습으로 보인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 도중 수차례 안경을 벗고 눈물을 훔친 이영학은 사형이 선고된 직후에도 눈물을 흘리며 교도관들의 손에 이끌려 법정을 나갔다.

사형 선고는 근래에 매우 드물게 내려진다. 가장 최근 사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은 육군 22사단 일반전초(GOP)에서 총기를 난사해 동료 5명을 살해한 혐의(상관살해 등)로 기소된 임모(26) 병장이다.

임 병장은 군사법원에서 열린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고, 항소와 상고가 모두 기각돼 2016년 2월 19일 사형이 확정됐다.

아버지의 범행을 도운 혐의(미성년자 유인, 사체유기)로 함께 구속기소 된 이영학의 딸(15)은 장기 6년에 단기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소년법에 따라 범행을 저지른 미성년자에게는 장기와 단기로 나눠 형기의 상·하한을 두는 부정기형을 선고하며, 단기형을 채우면 교정 당국의 평가에 따라 조기 출소할 수 있다.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던 두 사람은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이영학은 지난해 9월 30일 딸을 통해 A(당시 14)양을 서울 중랑구 망우동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여 재운 뒤 추행하고, 다음날 낮 목 졸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A양의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싣고 강원 영월군 야산으로 옮겨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한경닷컴 연예이슈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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