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영화관객 사로잡은 몽키킹3·홍해행동 맡아
작년 매출 절반 중국서 벌어
[ 강준완 기자 ] 경기 고양시에 있는 영화 시각효과(VFX) 전문업체 디지털아이디어(대표 이승훈·박영신)는 중국 영화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이 회사가 시각효과부문을 맡아 제작한 영화 몽키킹3(西遊記之女兒國3·포스터)와 홍해행동(紅海行動)이 중국 영화 마니아들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지난 춘제(중국 설) 연휴 7일간 두 영화는 2335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았으며, 각각 흥행순위 3,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 220억원의 50% 이상이 중국 시장에서 일궈낸 성과다.
손승현 디지털아이디어 제작총괄부문장(시각효과부문 대표·사진)은 “중국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 세계를 표현하는 사례가 많다”며 “신화나 무협영화의 시각효과 제작 참여는 국내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일 기회”라고 말했다.
1998년 ‘퇴마록’부터 드라마 ‘도깨비’까지 이 회사를 거쳐간 작품은 군함도, 부산행, 국제시장 등 450편이 넘는다. 영화 국제시장의 흥남철수 장면에서 10만여 명의 피난민이 항구에 몰려드는 시각효과도 이 회사 작품이다.
손 부문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제작팀은 현장에서 답을 찾는 정신으로 무장하고 있다. 제작팀은 지난해 7월 개봉한 영화 군함도의 실감나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2015년 일본 나가사키현 군함도 현장을 직접 찾았다.
그는 “관광선으로 군함도에 도착하면 정해진 코스만 볼 수 있기 때문에 낚싯배로 위험을 감수하고 섬 주위를 몇 번씩이나 돌았다”며 “일제강점기 강제 징용된 조선인의 공포와 처절한 상황을 제대로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회사의 경쟁력은 디지털생물, 디지털배우, 특수효과(FX), 디지털환경 분야에 있다. 동물과 가상 생물체의 근육, 피부를 섬세하게 표현하거나 가상인물을 살아 있는 사람처럼 디지털로 재현하는 기술은 국내 최고 수준이다. 배우가 없어도 수십만 명의 가상인물을 제작할 수 있다. 영화 부산행으로 2016년 스페인에서 열린 제49회 시체스(Sitges)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특수효과상을 받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부산에 시각효과 분야를 교육하는 디지털아이디어픽처스 법인을 출범시켰다. 손 부문장은 “수익보다 시각효과 제작 현장에서 진짜 필요한 인력을 발굴·육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양=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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