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존재감 미미한 북한 응원단

입력 2018-02-23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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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수록 별로야.” “오래 있을수록 우리랑 다르다는 느낌만 들어.” “이질적이고, 통제되고, 촌스럽고, 억압되고.” “부자연스러움이 하늘을 찔러.”

평창 동계올림픽에 온 북한 응원단 229명에 대한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칭찬·호감은 찾아보기 어렵고 안쓰럽다는 반응이 주류다. 심지어 그들이 응원하면 성적이 안 좋다며, “컬링장에는 제발 오지 말라”는 사절 댓글도 많다. 언론들만 ‘미녀 응원단’이라고 지칭하며 좇았지만, 반응이 시큰둥해 이마저도 시들해졌다.

북한 응원단은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288명), 2003년 대구 하계유니버시아드(306명),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125명)에 이어 13년 만이다. 과거에는 화사한 외모, 미소에 홀렸다는 말이 나왔다. 응원단 속의 열일곱 이설주도 화제였다. 그런 북한 응원단이 지금은 존재감마저 미미하다. 왜 이렇게 변했을까.

젊은 세대들은 “세상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집단·민족·국가보다 개인을 중시하는 청년들에게 단체 훈련, 통제된 생활, 획일적 응원은 거부감을 준다는 것이다. 지난 8일 북한 열병식과 오버랩돼 개인도, 개성도 없는 그곳 실상을 보는 것 같다는 소감도 있다. 게다가 2005년 잘 웃던 ‘미녀 응원단’이 돌연 “장군님 사진이 비에 젖는다”며 울부짖던 오버액션도 기억에 생생하다.

미(美)의 기준이 달라진 요인도 빼놓을 수 없다. 외모 자체보다 자신만의 매력과 개성으로 어필하는 시대인데, 북한 응원단은 화장과 표정까지 똑같아 괴이쩍다는 얘기다. 세계가 인정한 ‘K뷰티의 나라’에 20년 전 복고풍 화장으로 왔으니 세련미와는 거리가 멀다. 현송월의 과한 치장이 어색했던 것도 마찬가지다.

경기장 차이도 있다. 대형 스타디움에서 열린 하계 대회들과 달리, 동계올림픽은 경기장이 체육관 규모다. 관중들은 눈앞에서 똑같은 옷·몸짓·표정을 보게 돼 이질감이 더 크다. 이쪽에선 ‘짜작 짜자~작’ 엇박자 응원인데, 저쪽에선 딱딱이와 337 박수다.

북한 응원·예술단이 오면 평창이 북한의 체제선전장이 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김정은의 의도와는 거꾸로, 북한의 후진성만 노출한 꼴이 되고 말았다. “시대가 바뀐 줄 모르고 계산 잘못한 듯했다”는 한 네티즌의 촌평이 정곡을 찌른다. 북한 응원단은 모레 떠난다. 그들의 체류에 20억원이 넘게 들었다고 한다. 앞으로 북한 응원단을 또 보게 될까.

오형규 논설위원 o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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