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 사랑초 파란 줄기 속에 - 고형렬(1954~)

입력 2018-02-25 19:02   수정 2018-02-26 06:51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사랑초 파란 줄기 속에 - 고형렬(1954~)

겨울 사랑초 줄기 하나에 잎이 하나
사랑초는 한낮 잎에 나와 뛰어놀았다
운동장은 지문만 했다
태양은 그 지문에만 내려주었다
사랑초는 창밖 찬 바람 소리를 듣고
으스스 몸을 떨었다

사랑초의 사랑은 저 실줄기로만 간다
일억 오천만 킬로미터 아래에서
끊어지지 않고 건너간다
말은 인간들만의 것이 아니다
겨울 사랑초 줄기 하나가 잎을 물었다

태양에서 지구까지의 거리가 약 1억5000만㎞라고 해요. 그 어마어마한 거리의 태양 아래서 생명을 얻고 말을 얻는 것은 인간만이 아니지요. 말은 사랑초의 것이기도 해요. 겨울 사랑초 줄기 하나에 잎이 하나. 그 하트 모양 잎 하나는 사랑초가 건네는 말일 텐데. 실줄기로만 가는 사랑의 힘으로 피운 건 작고 부드러운 말 한 잎, 바로 사랑이에요. 어쩌면 우리가 오늘 누군가에게 건너가 피우고 싶은 맑은 말. 사랑초 파란 줄기 속에서 희망처럼 기쁨처럼 피어나는 말이지요.

김민율 < 시인(2015 한경 신춘문예 당선자) >



기업의 환율관리 필수 아이템! 실시간 환율/금융서비스 한경Money
[ 무료 주식 카톡방 ] 국내 최초, 카톡방 신청자수 37만명 돌파 < 업계 최대 카톡방 > --> 카톡방 입장하기!!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