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비·생필품 이어 택시까지… 물가 불안 '도미노'

입력 2018-02-26 18:52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
인플레 심리 확산 우려



[ 백승현/박상용 기자 ] 서울 택시요금이 올해 안에 15~25% 오를 전망이다. 2013년 이후 5년 만의 인상이다. 올 들어 최저임금이 16.4% 급등한 이후 외식·생필품비 등에 이어 공공 물가까지 ‘도미노 인상’ 조짐이 뚜렷하다.

26일 서울시의 시의회 업무보고에 따르면 서울 택시요금은 연내 15~25% 인상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유력한 안은 3000원인 기본요금을 4500원까지 올려 25% 인상하거나, 기본요금을 3900원으로 올리고 사납금을 동결하는 방식이다. 인상률은 기본요금 외에 가산 거리·시간요금제, 할증 시작 시간 등에 따라 달라진다.


서울시가 5년 만에 택시요금 대폭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 압박이 커진 택시업계를 외면할 수 없어서다. 그동안은 노사 합의로 근로시간을 단축하며 최저임금 인상에 대처해왔지만, 올 인상률이 너무 높아진 탓에 기존 방식이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다.

최저임금발(發) 택시요금 인상은 부산에서 시작해 전국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부산시는 올해 최저임금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해 9월 택시 기본요금을 2800원에서 3300원으로 올렸다. 이후 대구 울산 광주 경남 등 전국에서 인상 요구가 터져나오고 있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연초 외식업계에서 촉발된 물가 상승이 지역, 업종을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모습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전년보다 2.8% 올랐다. 23개월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테이크아웃 커피, 즉석밥, 짜장면 등 주요 생필품이 나란히 가격을 높여 소비자 주머니를 압박하고 있다. 저소득층의 소득을 높여 내수를 활성화하고 성장도 꾀하려던 최저임금 인상이 선순환을 부르기보다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만 확산시킨다는 우려가 나온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이 역설적이게도 저소득층부터 어렵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백승현/박상용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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