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스마트폰 수장의 사업전략
경쟁사 기능 따라한 게 부진 원인
소비자 신뢰 잃어 죄송하다
핵심 기술 개선에 역량 모을 것
G·V 브랜드는 당분간 유지
[ 유하늘 기자 ] “LG전자 스마트폰은 혁신을 강조했지만 고객의 공감을 얻지 못하면서 신뢰를 잃었습니다. 앞으로 스마트폰의 본질에 집중해 믿음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황정환 LG전자 MC(모바일커뮤니케이션)사업본부장(사진)은 26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 후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선 그는 ‘반성문’부터 쓰면서 신뢰 회복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황 본부장은 “MC사업 부문은 그동안 이용자의 요구사항과 관계가 없는 혁신에 집중하고 경쟁사 기능을 따라해 왔지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며 “이런 탓에 우리가 감당할 수 없는 원가 구조를 갖게 됐다”고 그간 부진의 원인을 진단했다. LG전자 스마트폰사업 부문은 11분기째 적자를 기록했다.
LG전자 입사 후 20여 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그는 “LG전자가 그동안 좀 더 잘하지 못한 것이 죄송스럽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며 “LG전자 모바일사업의 근본적인 개선을 위해 모든 부분에서 변화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ABCD(오디오, 배터리, 카메라, 디스플레이)’를 스마트폰의 본질로 꼽고, 부진 탈출을 위해 이 같은 핵심 기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황 본부장은 “오디오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이라며 “오디오 특화기술인 하이파이 쿼드 DAC 등을 발전시켜 경쟁 제품과 차별화하겠다”고 말했다. 배터리는 효율을 꾸준히 높여 용량 걱정이 필요없는 수준까지 만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카메라는 인공지능(AI)을 적용해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하고 디스플레이도 꾸준히 진화시킬 계획이다.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폰에 적용한 AI도 꾸준히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황 본부장은 “AI는 지속적인 학습으로 스마트폰 사용자의 습관을 파악한다”며 “이 같은 개인화를 통해 고객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제품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능 추가와 색상 다양화 등으로 잘 만든 제품에 생명력을 불어넣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황 본부장은 “LG V30에 라즈베리 로즈 등 새로운 색상을 적용해 출시했는데 북미를 비롯해 여러 지역에서 판매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이 같은 변화를 통해 스마트폰사업부의 근본 체질을 바꾸는 데 집중하겠다는 게 황 본부장의 생각이다. 그는 “MC사업본부장을 맡으면서 흑자로의 ‘턴어라운드’를 노리고 새 판을 짜라는 조언을 많이 들었다”며 “단기간 흑자 전환을 노리기보다는 체질 변화를 통해 오랫동안 흑자를 낼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는 데 힘쓸 것”이라고 했다.
G·V 시리즈의 브랜드 통합 계획에 대해선 “통합 계획이 있는 건 맞지만 브랜드를 바꾸는 데는 많은 준비가 필요해 정확한 통합 시기는 밝힐 수 없다”며 “당분간 G·V 브랜드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를 마무리하면서 “올해 출시할 프리미엄 신제품은 여태까지의 LG전자 스마트폰과 본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휴대폰이 될 것”이라며 “고객이 우리 제품을 쓰고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바르셀로나=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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