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규제 강화…가동 줄어
미국 생산 증가에도 가격 유지
[ 안효주 기자 ] 국내외 석유화학업체들이 잇달아 폴리염화비닐(PVC) 생산설비를 늘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따라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증가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해졌기 때문이다. PVC는 플라스틱의 원료로 쓰인다. PVC의 원자재로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에틸렌 생산량이 급증한 것도 설비 증설의 이유로 꼽힌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석유화학업체인 웨스트레이크케미컬은 이달 초 PVC 생산 규모를 34만t 증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2021년까지 미국과 독일 PVC 공장 증설을 마친다는 목표다. 한화케미칼도 2020년까지 13만t 규모의 PVC 증설에 나설 계획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셰일가스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에탄크래커(ECC) 신·증설이 마무리된 점도 PVC 증설을 부추기는 배경이다. 올해 증가하는 세계 에틸렌 생산량은 900만t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글로벌 생산량(1억7000만t)의 5.2% 규모다.
석유화학업계의 PVC 증설은 당분간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해 PVC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석탄에서 에틸렌을 뽑아내는 중국 화학업체들이 고전하고 있는 것도 호재다. 저유가에 따른 석탄 경쟁력 약화에 중국 정부의 강력한 환경 규제까지 겹치면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은 글로벌 PVC 생산량의 절반(48%) 가까이 차지하고 있다. 김평중 한국석유화학협회 연구조사본부장은 “인도 등 신흥국의 생활 수준 향상으로 PVC 수요가 늘고 있다”며 “중국의 PVC 생산 감소와 세계적인 수요 증가 등으로 올해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라고 내다봤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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