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의 투기등급 해외 선순위채권 발행
2007년 SK하이닉스 이후 10년8개월만에 성공
≪이 기사는 02월28일(08:06)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3억달러(약 3216억원) 규모 해외 채권 투자수요를 확보했다. 국내 기업이 투기등급으로 해외 선순위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은 2007년 하이닉스반도체(現 SK하이닉스) 이후 처음이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아시아와 유럽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3년 만기 회사채 3억달러어치를 발행하기 위해 전날 진행한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약 8억5000만달러(약 9112억원)의 매수주문이 들어왔다. 지역별 주문비중은 아시아가 92%, 유럽이 8%였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중국은행국제공고유한회사(BOCI)가 발행주관을 맡았다.
대한항공은 넉넉한 수요가 몰린 덕분에 당초 계획했던 수준(연 6.25%)보다 채권 금리를 크게 낮출 전망이다. 연 5.875% 수준으로 발행하기로 잠정 결정됐다. 이 회사는 이번엔 글로벌 신용등급을 받지 않고 채권을 발행했다. 시장에선 대한항공의 국내 신용등급이 투자적격등급 중 8번째인 ‘BBB+’인 것을 고려하면 글로벌시장에선 투기등급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해외시장에서 담보 없이 투기등급 선순위 채권 발행에 성공한 것은 2007년 6월 SK하이닉스 이후 10년8개월만이다. 당시 SK하이닉스는 전체 신용등급 중 12번째인 ‘Ba2’등급(무디스 기준)으로 10년 만기 해외 채권 5억달러어치를 발행하는데 성공했다.
최근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개선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서 하이일드 채권(글로벌 신용등급이 ‘BB’ 이하인 고수익?고위험 채권)으로서의 매력이 부각됐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의 지난해 매출은 12조9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늘었고 순이익은 8019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여객 및 화물 항공수요가 모두 늘어난 가운데 저유가와 원화강세 등 영업환경이 유리하게 바뀐 것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2016년 말 1178.1%에 달했던 부채비율도 유상증자(4577억원)와 해외 영구채 발행(3362억원) 등 대규모 자본확충으로 지난해 말 560.8%까지 떨어졌다. 이같은 변화에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말 대한항공의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했다.
채권시장에선 대한항공이 해외 채권 발행에 성공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평판도 이전보다 긍정적으로 바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다음달 2년 만기 회사채 1500억원어치를 공모로 발행할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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