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중국 타이어 업체 더블스타로의 매각 재추진을 공식적으로 밝힌 가운데 노조와 사측, 채권단 사이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호타이어를 제3자 유상증자 방식으로 더블스타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한 최대주주가 되며 채권단은 지분이 기존 42%에서 23.1%로 줄어든다. 매각 대금은 6463억원이다.
다만 산업은행은 금호타이어 노조의 동의가 매각 필수조건임을 밝혔다. 산업은행은 "더블스타는 노조가 반대하면 들어오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노사 합의가 안 되면 법정관리 말고는 대안이 없다"고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노사 합의가 수반된 경영정상화 계획 이행 합의서 제출 시한을 이달 말로 연장한 상태다. 결국 금호타이어 노사는 채권단과 더블스타가 매각을 협상하는 상황에서 이달 말까지 자구안 합의를 도출해야 하는 셈이다.
채권단의 발표에 대해 금호타이어 사측에서는 당혹스럽다는 반응이 나온다. 가뜩이나 한 달 내에자구안 합의를 하기엔 시간이 부족한데, 해외매각 추진이 공식화된 상황에서 노조를 설득하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해외매각 절대 반대 입장을 밝혀온 노조는 채권단의 발표에 즉각 반발했다. 노조 간부 2명이 광주공장 인근 송신탑에서 고공농성을 시작했고 3∼4일 이틀간 광주, 곡성, 평택공장에서 부분파업도 예고했다. 총파업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 주말, 휴일엔 부분파업을 한 뒤 총파업도 검토하고 있다"며 "노조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광주, 곡성, 평택공장에서 3일엔 3개조가 2시간씩 6시간, 4일엔 1개조가 2시간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3일 오전 11시 노조 간부들이 고공농성을 벌이는 광주 광산구 영광통사거리 송신탑에서 기자회견도 연다.
노조가 강경하게 반대하고 있지만 채권단도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협상 중인 인수·합병(M&A)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금호타이어 노조를 압박하고 나섰다. 실사 결과 채권단 체제로는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불투명하며 특히 중국 법인의 자금난이 걸림돌이라는 것이 채권단의 시각이다.
금호타이어는 중국에 공장 3곳과 판매법인을 보유하고 있다. 채권단은 신규 자금을 투입하더라도 중국 법인 차입금 상환에 대부분 쓰일 것이기에 사업 정상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공장만 떼어내더라도 중국 내 판매 네트워크가 훼손되고 현지 정부와 맺은 계약 정리에도 비용이 발생하는 것도 문제다.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자신들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중국 공장 판매를 늘리고 현지 차입금 연장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어 중국 사업 정상화가 조기에 가능하다고 채권단은 판단했다.
채권단은 노조가 최종적으로 매각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법정관리에 돌입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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