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춘의 국제경제읽기] 출산쇼크와 증시… 아동수당 주면 주가 오를까

입력 2018-03-04 17:29   수정 2018-03-05 06:46

"미래소득 감안해 임신 결정
임신율이 주가 6개월 선행"
미국경제연구소 보고서 관심

한상춘 객원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요즘은 종전 이론과 관행이 안 맞는 ‘뉴 노멀’에 이어 미래 예측까지 어려운 ‘뉴 앱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전보다 더 영향력이 커진 심리요인과 네트워킹 효과로 ‘긍(肯·긍정)’과 ‘부(否·부정)’, ‘부(浮·부상)’와 ‘침(沈·침체)’이 겹치면서 앞날을 내다보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이후 대내외 증시 흐름이 전형적인 예다.

예측을 하는 가장 큰 목적 중 하나가 경제주체를 안내하는 역할이다. 이 목적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추세는 맞아야 하고, 실적치에 대비한 예측 오차율이 최대 30%는 빗나가지 말아야 한다. 이런 요건을 충족시키는 전망기관과 증권사 예측치는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예측 무용론’까지 나올 정도다.

실제로 금융위기 이전까지 단기 주가선행지수로 많이 활용해 왔던 엔·달러 환율의 선행성(3개월)은 의미가 없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일본 제품과의 경합관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장기 주가선행지표인 유가의 선행성(9~10개월)도 대체에너지 개발 등으로 낮아졌다. 반도체지수(3~5개월), 미국 국채와 회사채 간 금리스프레드(1년) 등도 마찬가지다.

예측이 어려울수록 필요성은 더 커진다. 이 때문에 예측기관을 중심으로 예측력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지표나 모델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는 국제통화기금(IMF)을 비롯한 대부분 전망기관이 예측 주기를 ‘반기 혹은 연간’에서 ‘분기’로 단축했다. 증권사는 예측이 무색케 할 정도로 ‘수시 조정’으로 바뀌었다.

특정 지표가 경기와 주가를 얼마나 선행하는가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간단하게 교차상관계수를 구해보거나 마코브-스위치 모델, 카오스 이론, 인공신경망 등이 자주 활용된다. 특히 마코브-스위치 모델은 국면 전환을 파악하는 데 유용해 주식 투자자가 매수와 매도 타이밍을 잡는 데 많이 활용된다.

뉴 앱노멀 시대에 접어들었다 하더라도 예측이 틀렸던 것만은 아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복합선행지표(CLI·Composite Leading Index)는 중요한 고비 때마다 예측이 들어맞았다. OECD가 매월 발표하는 이 지수는 성장순환에서 전환점들에 대한 조기 신호들을 제공하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기업취약지수(CVI·Corporative Vulnerability Index)도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예측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지수는 레버리지 비율과 기업가치 변동성, 무위험 이자율, 배당률 등의 재무지표를 이용해 산출된 것으로 종전의 경기진단과 예측기법이 경제상황과 정책기조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감안해 만든 지표다.

특정국의 경제와 증시는 갈수록 더 복잡해져 국내 예측기관과 증권사가 의존하는 몇 개의 선행지표로 포착할 수 없다. 미국의 경제 사이클 연구소(ECRI·Economic Cycle Research Institute)의 예측 모델이 이 분야에서 세계를 평정할 수 있었던 것은 ‘사이클 큐브’라는 복합시스템을 감안한 다차원적인 모델 덕분이다.

인구재앙을 맞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올해 7월부터 아동수당을 지급한다는 법안이 통과됐다. 비슷한 무렵에 미국경제연구소(NBER)가 임신율이 경기와 주가를 최소한 6개월 선행한다는 흥미로운 보고서를 발표했다. NBER은 미국의 경기순환 국면과 주기를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신뢰가 매우 높은 기관이다. 얼마나 유용한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근거는 설득력이 있다. 임신 여부를 미래에 기대되는 소득을 감안해 결정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임신율이 높아진다는 것은 앞으로 경기와 주가가 좋아져 미래 기대소득이 증가할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합리적인 결정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각박해지는 사회상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라 논란이 많다.

임신율 이외에도 일상생활에서 경기와 주가 앞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선행지표가 많다.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치마끝선 이론(Hemline Theory·조지 테일러 교수)’과 ‘립스틱 선행지수(Leading Lipstick Index·레오나르도 로더 회장)’다. 여성의 치마 끝 길이가 짧아지고 립스틱 색깔이 엷어지면 앞으로 경기와 주가가 좋아진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때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칭송받았던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남성속옷지수(Men’s Underwear Index·남성속옷 판매가 증가하면 경기회복·주가상승)도 널리 알려져 있다. 교차상관계수를 이용해 한국경제신문이 1면 톱에서 다룬 경기 관련 기사의 주가선행을 추정해 보면 약 3개월 정도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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