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보험료 6배까지 판매 수당… "치아보험 과당경쟁"

금융당국 2배 권고 하지만 경쟁 치열해지며 수당 뛰어
과장계약 등의 위험도 높아져… 금감원 사업비 실태조사 계획


[ 강경민 기자 ] 보험사들이 자사 상품 판매를 유도하기 위해 설계사에게 과도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사례가 올 들어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금융당국의 잇단 경고에 잠시 주춤했던 보험사들의 ‘인센티브 과당경쟁’이 새해 들어 신상품이 출시되면서 또다시 활개 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에 주요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설계사 인센티브가 과도하게 책정돼 있는지 등에 대한 사업비 실태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보험사의 과도한 설계사 인센티브 경쟁에 따라 허위계약이나 과장계약 등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것이 금감원의 설명이다.

통상 보험사는 설계사가 신규 계약을 체결했을 때 월납보험료의 500%가량을 기본 수수료로 지급한다. 여기에 더해 별도 인센티브도 제공하는데, 이를 시책비라고 부른다. 영업에 도움을 주는 판촉물이나 가전제품 등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들어 상당수 보험사에서 공격적인 영업을 위해 상품권과 현금 등을 지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인센티브는 월납보험료의 200%가량이 적당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대형 보험사들이 상품 판매를 독려하기 위해 설계사에게 400%가 넘는 인센티브를 내건다는 건 업계에서 공공연한 비밀이다. 올 들어 대형 보험사들이 치아보험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치아보험을 판매하는 설계사 인센티브가 최고 600%까지 치솟기도 했다. 설계사가 판매한 치아보험의 월납보험료가 5만원이면 기본 수수료 외 인센티브로 30만원을 더 준다는 뜻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치아보험을 판매하는 손보사는 메리츠화재가 유일했다. 하지만 올 들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빅4’ 손보사가 가세하면서 치열한 설계사 인센티브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이들 ‘빅4’ 업체는 지난달 초 치아보험 시장에서의 인센티브를 일제히 500% 후반대까지 내걸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치아보험 시장에서의 인센티브 경쟁이 다른 상품으로까지 옮겨갈 조짐도 보이고 있다.

업계도 과도한 설계사 인센티브 수당이 보험사의 비용 부담을 늘리는 ‘출혈 경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금융당국에 경쟁 업체의 인센티브 수준을 잇달아 제보하는 업체가 있다는 후문도 업계에선 파다하다. 다만 상품 판매를 독려하기 위한 설계사 인센티브까지 당국에서 간섭하는 건 지나친 규제라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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