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륨 신차 없어
SM6 택시, 그랜저와 쏘나타 뚫어야
“개인택시 수요 정조준”
내수 시장에서 고전을 겪고 있는 르노삼성자동차가 ‘SM6 택시’를 출시했다. 이렇다 할 신차가 없는 상황에서 택시 수요를 흡수해 실적 반등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3일 SM6 중형 택시를 내놨다. 이 차는 2.0 LPe(LPG) 엔진을 얹어 최고 출력 140마력, 최대 토크 19.7㎏·m의 성능을 낸다. 엑스트로닉 무단변속기(CVT)가 맞물린다.
PE 및 SE 두 가지 트림(세부 모델)으로 구성됐다. 판매 가격은 2100만~2340만원이다. 기존 액화석유가스(LPG) 연료탱크보다 부피를 줄인 도넛형 탱크를 장착, 트렁크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이와 함께 룸미러 일체형 택시 미터기와 LED(발광다이오드) 주간주행등 및 리어콤비네이션 램프 등을 장착했다. 옵션(선택 사양)으로 8.7인치 풀 터치 인터페이스의 ‘S-링크 시스템’ 등도 마련돼 있다.
르노삼성이 택시 카드를 꺼내든 것은 판매 부진을 회복하기 위한 ‘최후 수단’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삼성은 지난 한 해 10만537대를 팔아 국내 5개 완성차 업체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엔 5353대의 판매량을 기록해 전북 군산공장 폐쇄 사태를 겪고 있는 한국GM(5804대)보다 실적이 부진했다.
이는 회사의 허리 역할을 하는 SM6의 월 판매량이 줄어든 영향이 컸다. SM6는 지난 1월 1856대 팔려 전월(3033대) 대비 38.8% 뒷걸음질 쳤다. 2월엔 1408대 팔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르노삼성은 SM6의 고급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노력해왔다”면서 “택시 출시는 이와 상충되는 것으로 실적 회복이 절실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올해 소형 해치백(후면이 납작한 5도어 차량) 클리오와 경상용차(LCV)를 선보일 예정이다. 다만 전체 판매량을 이끄는 이른바 ‘볼륨카’가 될 수 있는 신차는 없다.
일각에선 현대·기아차가 국내 택시 시장을 꽉 잡고 있어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그랜저, 쏘나타, K5 등은 시장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SM6 택시가 랙타입 전자식 스티어링휠(R-EPS) 등 고급 사양을 갖춘 만큼 개인택시 수요를 집중적으로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택시를 자가용으로도 쓰는 개인택시 기사들의 좋은 반응을 기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SM3(순수 전기차), SM5, SM7에 이어 SM6 택시를 출시함에 따라 폭넓은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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