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대북정책·인센티브 등
미국입장 모호… 흐름서 뒤져있다"
[ 정인설 기자 ] 미국 언론들은 남북한 대화 기조로 바뀌고 있는 한반도 상황에 대해 “한반도에 외교가 시작됐지만 미국은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현지시간) ‘북한에 새로운 막이 열리고 있다. 미국은 준비되었나’라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북핵 문제에서 미묘한 새로운 국면이 열렸다”며 “한반도에서 외교가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WSJ는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 미국 대사 파견을 결정하지 않았고,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최근 사임했다”며 “한반도에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인 가운데 미 행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인물이 없고 대북 협상에서 미국 입장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이 같은 흐름에서) 뒤처져 있어 미국의 이해를 충분히 보호할 수 없고 과정을 이끌어나갈 수 없다”고 비판했다. 한반도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북정책에 대한 입장 정리 △북한에 줄 수 있는 인센티브 정리 △미국의 명확한 목표 설정 등 세 가지 조치를 주문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와 함께 WSJ는 “북핵 폐기가 장기적 목표이고, 그것을 군사적 공격을 통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달성해야 한다면 작은 단계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외교적 과정이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지속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성공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WSJ는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한·미 연합훈련이 시행되면 한반도에 긴장감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있고 만약 남북대화 기조가 무너지고 또다시 갈등이 시작된다면 그것은 한반도뿐 아니라 미국에 매우 큰 위협”이라며 “이때 한반도를 담당하는 미국 관료의 부재는 큰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CNN은 이날 “동계올림픽 덕분에 지난해부터 고조된 남북 긴장이 풀리고 있다”며 “이런 우호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4월 예정된 한·미 연합훈련을 미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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