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앱으로 택시기사 호출
"승객은 자동결제 편리하고 택시기사는 수입 연 19% 늘어"
"한국·일본 시장 다시 진출"
규제 우회하는 사업모델 개발
한국 정부·택시회사와 협의 시작… 대중교통 연계 '셔틀' 서비스도
[ 송형석 기자 ]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인 우버가 정부 규제에 가로막혀 사업 확장이 어려웠던 동북아시아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우버에 적대적인 택시업계와 공존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전면에 내세운 게 눈에 띄는 변화다. 택시기사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수입이 늘어난다는 게 우버의 논리다.
택시에 ‘우버 시스템’ 전파
우버는 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본사에서 ‘퓨처 오브 모빌리티 미디어 서밋’ 행사를 열고 지난해 최고경영자(CEO) 교체 이후 추진하기 시작한 역점 사업들을 소개했다. 우버의 2인자인 바니 하포드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우버는 차량 공유 업체가 아니라 도시 개조(transform city) 업체”라며 “택시업계 반발 등을 이유로 우버를 허용하지 않는 나라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을 제시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포드 COO는 지난 1월 싱가포르에서 시작한 ‘우버 플래시’ 서비스가 갈등 관계인 택시업계와 우버의 공존모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버 플래시는 일반 소비자가 우버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다. 미터기 요금제 대신 자체 알고리즘으로 계산한 탄력 요금제가 적용된다. 차량이 부족할 때는 요금이 비싸지고 많을 때는 저렴해지는 식이다. 이용자가 택시 기사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 미리 등록한 결제 수단으로 자동으로 요금이 지급된다는 점 등도 기존 우버 서비스와 똑같다.
우버 플래시를 담당하는 데미안 카삽기 이사는 “우버의 인공지능(AI) 시스템을 활용해 택시 운전자의 경쟁력을 높이는 게 우버 플래시 서비스의 골자”라며 “싱가포르 최대 택시 업체인 컴포트델그로가 우버 시스템을 도입한 뒤 운전자들의 수입이 19% 늘어나는 등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서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주요 택시 회사 등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한층 다양해진 비즈니스 모델
대중교통 시스템과 연계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동북아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는 방침이다. 현재 우버는 샌프란시스코, 뉴저지 등 미국 주요 지역에서 셔틀 차량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용 요금은 일반인 기준 2~6달러 수준이며 정기권을 소지한 지역주민은 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우버 셔틀을 이용할 수 있다. 소비자의 집과 지하철역을 연결하는 셔틀 역할을 우버가 맡으면 주민이 적은 지역에 역을 만들거나 주차장과 같은 역사 부대시설을 설치할 이유가 없다는 게 우버의 설명이다.
우버는 이 밖에 레스토랑 음식을 1시간 안에 가정으로 배달하는 ‘우버 잇츠’, 자전거 공유 서비스 ‘우버 바이크’ 등을 확장 가능성이 높은 비즈니스 모델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성추행 스캔들로 인한 최고경영자(CEO) 교체, 자율 자동차 운전 기술 절도 소송 등으로 홍역을 치른 우버가 어깨에 힘을 뺐다고 해석한다. 각국 정부와 지자체 규제를 아랑곳하지 않던 공격 일변도의 경영 스타일을 버리고 차분하게 이해관계자를 설득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차량공유 서비스를 보완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 것도 내실경영의 일환으로 분석된다.
샌프란시스코=송형석 특파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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