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0억원 시장에 44개 몰려… "단기 수익에 몰두"
[ 전예진 기자 ] 지난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잇따르면서 국내 제약회사들이 복제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드는 신약 개발에 투자하기보다 단기 수익 창출에 급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올해 허가를 받은 의약품 360개 중 약 84%가 복제약(제네릭)이었다. 국내 회사가 개발한 신약은 퓨처켐의 치매진단 방사성의약품 ‘알자뷰’가 유일했다. 연내 출시가 예정된 국산 신약도 CJ헬스케어의 위식도 역류질환 치료제 ‘테고프라잔’과 미국 시장에 선보일 SK바이오팜의 수면장애치료제 외에는 이렇다 할 제품이 없다.
신약 개발이 부진하다 보니 복제약에 몰리는 실정이다. 적은 비용을 투자해 빠른 시간 내 수익을 올리기 위해서다. 의약품 시장 규모가 큰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심혈관계 질환이나 간염 등 평생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 치료제 분야에서 복제약 개발이 활발하다. 국내에서만 연 1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길리어드의 B형 간염치료제 ‘비리어드’는 지난해 11월 물질 특허가 만료되자 10여 개 제약사가 염 변경을 통한 우선판매권을 확보하고 복제약을 내놨다. 오는 11월에는 조성물 특허까지 만료돼 복제약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의 대형 품목이 아닌 제품의 복제약까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 연 1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부광약품의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덱시드’는 올해만 20개사가 복제약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덱시드의 시판후조사(PMS:의약품 부작용 조사) 기간 만료 이후 3개월간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복제약은 44개 품목에 이른다. 종근당 한미약품 보령제약 동아에스티 등 상위 제약사부터 중소 제약사, 의약품위탁생산(CMO)업체까지 이름이 알려진 회사들은 대부분 뛰어든 셈이다.
연간 처방액이 55억원 규모인 안국약품의 진해거담제 ‘애니코프’도 최근 3개월간 13개 복제약이 허가를 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당장 먹거리 찾기나 외형 성장을 위해 복제약에 주력하다 보면 장기적으로 기업의 성장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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