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숙 촬영 너무 무섭고 지옥 같았다“
MBC TV ‘PD수첩’은 6일 밤 방송한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에서 여배우 3명의 인터뷰를 통해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 실상을 폭로했다.
지난해 김기덕 감독을 폭행과 모욕 등 혐의로 고소한 배우 A씨는 김 감독이 촬영을 앞두고 강압적으로 성관계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영화 ‘뫼비우스’ 촬영을 앞둔 2013년 3월 초 술자리를 마친 김 감독이 자신을 숙소 안으로 밀어 넣은 뒤 다른 여성 영화 관계자와 함께 “자고 가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김 감독이) 나오려고 하면 또 나와서 잡고, 문을 막아서며 '셋이 자자'고 했다.(이후에도) 성관계를 요구하는 얘기를 계속했다”며 성관계를 거부하자 해고 통보를 했다고 주장했다.
B씨는 매니저 없이 오디션을 본 자리에서 김 감독으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두 시간 가까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그녀의 유두와 성기 색깔, 자위 경험을 물은 데 이어 ‘너의 가슴을 보고 싶다. 몸을 볼 수 있게 따로 만날 수 있냐“등의 제안을 했다고 증언했다. 당시 B씨는 화장실을 다녀온다며 그 자리를 빠져나왔고 이후 연예계를 은퇴했다고 밝혔다.
C씨는 김 감독이 캐스팅 직후부터 성추행을 했고 합숙 촬영 중에는 성폭행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 감독과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가 하이에나처럼 밤마다 방문을 두드렸다.
혼자 있을 때는 누가 찾아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너무 무섭고 지옥 같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김 감독과 조재현에게 성폭행을 당했고 조재현의 매니저도 성폭행을 시도했다면서 "늘 그것(성관계)에만 혈안이 돼 있으니까 영화보다 그게 목적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 감독과 조재현은 영화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 '섬' '수취인 불명' '나쁜 남자' '뫼비우스' 등을 함께 작업해온 영화계 대표적인 콤비다.
김 감독은 ’PD수첩‘ 측에 “영화감독이라는 지위로 개인적 욕구를 채운 적이 없고 항상 그 점을 생각하며 영화를 찍었다”며 성폭행 의혹을 부인했다.
조재현은 자신을 둘러싼 추문에 대해 “처음에 돌았던 이야기들은 80퍼센트 정도가 잘못된 얘기이고 어떤 것은 축소된 것도 있다”며 “왜곡돼서 들려오는 것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제작진은 “소문만 무성했던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에 대해 취재를 하는 와중에도 그 실체에 다가가기란 쉽지 않았다. 그들이 여전히 영화계에서 큰 힘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의 영화에 참여한 한 스태프는 제작진과 인터뷰 촬영까지 마쳤지만 생계를 이유로 인터뷰를 방송에 내보내지 말 것을 부탁했고 취재에 응하더라도 방송에 내보내지 말 것을 요청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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