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한신평 “국내 조선산업, 바닥은 찍었지만 아직 보릿고개”

입력 2018-03-07 17:41  

저조한 수주·낮은 선가 ‘부담’…실적개선 어려워
자본확충 및 채무재조정 등으로 재무구조는 개선



≪이 기사는 03월07일(16:1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안지은 한국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연구위원은 7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관에서 ‘조선 : 보릿고개에서 살아남기, 조선사별 대응능력 비교’라는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국내 조선사들의 실적이 2016년 바닥을 찍고 다소 회복했지만 여전히 고정비 등 각종 비용 부담을 감당할 만큼 좋아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조선사들의 수주가 여전히 저조한 수준인데다 선박 가격도 낮게 떨어져있어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다고 봤다. 지난해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합산 신규 수주규모는 200억달러(약 21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140% 증가했지만 아직 2015년(285억달러) 기록에도 많이 못 미치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시황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서 내놓는 글로벌 신조선가도 지난해 말 1억2500만달러(약 1336억원)로 조선산업이 불황에 진입하기 직전인 2008년(1억7800만달러)보다 30% 낮다. 2010년(1억4200만달러) 이후 1억4000만달러 미만에 머무르고 있는 상황이다.

한신평은 해외 조선사들보다 수주잔고가 적어 국내 조선사들이 선가를 끌어올릴만한 협상력을 보여주기도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조선사들의 선박 건조량 대비 수주잔고 비율은 약 1.5배로 이 지표가 2배를 웃도는 중국과 일본보다 낮은 수준이다.

안 연구위원은 “국내 조선사들이 ‘수주절벽’의 영향으로 올해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하며 과거 저가수주가 매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고정비 부담도 커져 수익성 개선도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대형 조선사들의 재무구조는 적극적인 자본확충과 채무재조정 등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이달 1조3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마무리하면 지난해 3분기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순차입금(총 차입금-현금성자산)을 대부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삼성중공업도 오는 5월 1조4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끝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조5000억원인 순차입금이 90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2조9000억원 규모 부채를 출자전환하고 차입금 9000억원어치의 만기를 연장하는데 성공하면서 한숨 돌렸다고 평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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