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등 17개 대학에서 선발된 45명이 반도체 공정·설계 분야에서 경험한 현장실습은 학생과 대학, 기업 모두에 만족감을 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학생은 “실무에서 필요한 이론이 뭔지 깨달았다”는 반응을 내놨고, 기업과 대학은 “필요한 인재 확보, 현장 수요의 커리큘럼 반영 등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성과는 관(官)이 주도해 온 산학협력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실습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한국경제신문이 ‘글로벌 인재포럼 2014’를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했던 캐나다의 ‘워털루대 모델’이 한국에서도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 점이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최고의 대학’으로 치켜세운 워털루대는 ‘Co-op 프로그램’이라는 자체적인 산학협력 프로그램 운영으로 유명하다. 1년 커리큘럼이 4개월 수업학기와 현장에서 일하는 4개월 취업학기로 구성돼 학생은 졸업 때까지 4~6번의 취업학기를 거치며 기업에서 실무경험을 쌓는다. 당시 인재포럼에 참석했던 함둘라푸르 워털루대 총장은 “졸업생이 세계 64개국, 5200여 개 기업에서 일하고 있다”며 자랑한 바 있다.
선진국형 대학생 현장실습이 실험으로만 끝나서는 안 된다. 그렇지 않아도 4차 산업혁명을 맞아 교육혁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현장실습형 워털루대 모델을 바탕으로 공대교육을 혁신하자. 더 많은 기업과 대학이 자발적으로 나서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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