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오성운동, 좌파와 연정에 무게

입력 2018-03-07 18:47   수정 2018-03-08 05:06

기본소득·친환경 공약 비슷


[ 허란 기자 ] 이탈리아 반(反)체제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 정당 오성운동이 ‘반이민·반유럽연합(EU)’ 기조를 공유하는 극우정당동맹이 아니라 좌파·중도좌파와의 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성운동은 지난 4일 치러진 총선에서 단일 정당으로는 최다 득표율(32%)을 기록했지만 내각 구성의 최소 득표율인 40%에는 못 미쳐 다른 정당과의 연정이 불가피하다. 극우동맹·전진이탈리아·이탈리아형제들 등 정당 간 연합으로 구성된 우파연합도 최다 득표율(37%)을 기록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루이지 디마이오 오성운동 대표(32)는 모든 정당과의 협상이 열려 있다고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좌파와의 연정을 좀 더 수월한 선택지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오성운동과 중도좌파의 교섭이 성공하면 극우동맹 주도의 우파정부 구성은 무산될 공산이 크다. 오성운동과 중도좌파연합(득표율 19%)이 손잡을 경우 득표율이 51%로 절반을 넘기기 때문이다.

‘캐스팅보트’는 총선에서 득표율 3위에 그친 집권 민주당 등 중도좌파연합이 쥐고 있다.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퇴한 마테오 렌치 전 민주당 대표(43)는 연정에 반대했다. 하지만 총리 지명권이 있는 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불리는 극우 포퓰리즘(극우동맹+오성운동) 정권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에 연대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에서 디지털 직접 민주주의를 표방하는 오성운동은 민주당과 비슷하게 저소득층을 위한 기본소득 도입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성(五星)이 물, 교통, 개발, 인터넷 접근성, 환경 등 다섯 가지를 지칭한다는 점에서 환경과 서민경제에 중점을 두는 좌파와 비슷한 색채를 띤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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