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BIZ School] 부동산 대체투자처로 뜨는 베트남… 신도시 매력… 장기적인 접근 필요

입력 2018-03-08 16:41  

현장에 가보니

심형석 영산대 부동산금융학과 교수




10여 년 전 한국 부동산 투자자들은 세계적 경기 호황의 기폭제 역할을 했던 중국으로 달려갔다. 당시 국내 부동산시장은 많은 규제로 비틀거리고 있을 때였다. 양도세 중과, 전매제한, 대출규제로 국내 부동산시장 투자가 어려워지자 투자자의 발길은 자연스럽게 해외로 향했다.

2018년 현재 한국 부동산시장은 10년 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세계 경기는 호황이지만 규제 강화로 국내 부동산시장이 관망세로 접어들었다.

상황적 변수는 10년 전과 유사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해외 부동산투자에 대한 한국인들의 기대가 장기화될 것이란 점이다. 한국 부동산시장 규제가 10년 이상 지속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자산에 대한 투자가 글로벌화되고 있는 점도 그렇다. 이런 이유들로 버블이란 진단까지 나오는 중국 부동산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베트남이 급속히 부각되고 있다.

부동산 가치는 한국은 경복궁, 중국 자금성, 일본은 황궁을 중심으로 동심원처럼 확장됐다. 베트남에서는 동심원의 개념이 중요하지 않은 듯하다. 개발의 축 또한 남쪽, 동쪽 등 방향성이 떨어진다. 호찌민시의 경우 남부의 푸밍홍과 동부의 뚜띠엠신도시는 도심을 중심으로 파생된 가치라고 보기 힘들다. 그렇다면 전철과 도로 인프라 개설 영향이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는 국민주택과 2% 정도의 고급주택이 공존한다. 근로자들도 구입할 수 있는 2000만원대 아파트가 있는가 하면, 20억원대의 아파트도 분양 중이다. 놀라운 점은 분양가상한제 등의 규제 없이 100배에 가까운 아파트 가격 차이를 수용하는 사회라는 점이다. 부동산시장의 수요도 복잡하다. 호찌민시에 입주 중인 1만 가구가 넘는 빈홈센트럴파크 옆 10억원에서 20억원 수준의 빌라 매수자 대부분이 베트남 현지인이라고 한다. 베트남에서 분양하는 아파트는 30%, 빌라는 10% 수준에서 외국인이 매입할 수 있으나 이는 단지 상한선일 뿐이다. 대부분의 분양아파트 주인은 베트남 현지인이다. 그만큼 베트남 경제가 빨리 성장하고 있고 월급 이외의 소득 또한 만만치 않다는 증거다. 하지만 고급주택의 경우 외국인 비중이 중요할 듯하다. 투자자들이 참여하지 않는 단지는 실수요자의 관심 또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주택 수준의 한 아파트 단지를 방문했을 때 외국인 투자 비중이 1%에 그친다는 말을 들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시세 차익이 발생할지 의문이다.

베트남 부동산시장, 특히 호찌민시 부동산시장의 가장 큰 장애요인은 교통 인프라다. 도로와 철도로 인해 가격이 결정되는 부동산시장에서 베트남의 열악한 교통인프라는 독이다. 이제 1호선 지하철공사가 진행되는 호찌민시가 계속적으로 교통인프라를 구축할지 의문이다. 그렇다면 산업단지를 끼고 있는 신도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뚜띠엠신도시나 빈증신도시 등은 체계적으로 개발되기 때문에 교통여건과 생활인프라가 좋다. 빈증신도시는 주택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일본계 회사(도큐부동산)까지 진출해 있어 우리나라 투자자에게 매력적일 수 있다.

여러 여건을 감안하면 베트남 경제와 부동산시장은 우상향할 것으로 보인다. 단기 투자에 집착하는 우리 부동산투자자들은 법과 제도가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베트남에서는 조급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런 시장은 오히려 장기 투자로 접근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분산투자 차원에서 국내 투자와의 비중을 적절히 배분하는 것도 요구된다. 베트남이 기회의 땅인 건 분명하지만 기회는 또한 위기를 동반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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