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코노미] 개포주공8 용적률 336%까지 치솟은 까닭은?

입력 2018-03-09 14:54   수정 2018-03-09 18:51


전문가들이 4억원 안팎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을 것으로 예상하는 ‘디에이치 자이 개포’(서울 강남구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아파트가 오는 16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본격적인 분양에 나선다. ‘10만 가구 청약설’이 돌 정도로 인기가 높은 단지이지만 전문가들은 용적률과 건폐율이 높다는 점을 간과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개포주공8단지의 용적률은 336.9%, 건폐율은 28.78%다. 통상 중층 아파트의 재건축 후 용적률은 300%를 넘지 않는다. 잠원동 일대 중층 아파트들은 대부분 299%의 용적률을 적용했다. 심지어 ‘디에이치 자이 개포’ 주변의 저층단지(개포주공 1~4단지와 개포시영)는 모두 용적률 250%를 적용했다. 건폐율도 20% 미만이다. 개포 래미안 블레스티지의 용적률은 250%, 건폐율은 18%에 불과하다. 지난해 분양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의 용적률은 250%, 건폐율은 20%다. 개포3단지를 재건축한 ‘디에이치 아너힐즈’도 용적률 250%, 건폐율 19%를 적용했다.

서울에서 용적률이 300%를 넘는 아파트는 찾아보기 어렵다. 용적률 규제가 크게 완화됐던 김영삼 정부 때 지어진 일부만 310~330% 수준의 용적률로 지어졌다.

◆쾌적성 떨어지나?

용적률과 건폐율이 높으면 분양하는 가구 수가 많아지는 까닭에 사업성이 개선된다. 그러나 동(棟)간 간격이 좁아져 주거 쾌적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용적률은 대지 면적에 대한 건축물의 바닥면적(건축연면적)의 비율이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더 많은 가구를 지을 수 있다. 건폐율은 대지 면적 대비 건물 1층의 바닥면적을 말한다. 이 비율이 높다는 건 건물이 땅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통상 두 비율이 지나치게 높으면 사생활 침해가 생길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집안을 들여다보거나 건너편 집에서 내부를 볼 수 있다는 얘기다. 중간층까지 햇볕이 제대로 들지 않거나 햇볕이 드는 시간이 짧을 가능성도 있다.

전체 땅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다 보니 공원 등 녹지가 들어설 공간도 부족한 편이다. 2016년 일산 대화동에서 분양했던 ‘킨텍스 꿈에그린’ 주상복합은 용적률 690%, 건폐율 55%를 적용했다. 동간 거리가 20여m 수준인 까닭에 분양 당시 사생활 침해 논란이 있었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인센티브 받아

개포주공8단지의 용적률과 건폐율이 높은 이유는 민영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이어서다. 장기전세주택은 공공·민간사업주체가 건설한 주택을 서울시가 매입해 전세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3종 일반주거지역에 들어서는 재건축 단지의 기준 용적률은 250%지만 장기전세주택을 건립하면 300% 이상 용적률 상한을 적용받을 수 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이 단지는 민영 역세권 장기전세주택 건립 계획이 포함된 특별계획구역이어서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과는 다른 건축 기준을 적용받았다”고 설명했다.

개포주공8단지는 기존 지하 1층~지상 12층 11개 동 1680가구 규모 단지를 헐고 지하 4층~지상 35층 18개 동을 새로 짓는다. 새 아파트 1975가구 중 209가구가 장기전세주택이다. 역세권 장기전세주택지로 지정받으려면 아파트 부지가 3000㎡ 이상이면서 지하철·경전철 역의 승강장 중심으로부터 반경 500m 이내에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개포주공 8단지는 지하철 분당선 대모산역이 단지 바로 앞에 있다. 부지 규모는 7만3447㎡다.

개포주공8단지는 그동안 공무원연금공단이 공무원 임대아파트로 운영해 왔다. 2015년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등 3개사가 이 부지를 사들여 재건축 절차를 밟고 있다. 조합원이 없어 임대아파트를 제외한 1766가구가 일반분양 물량으로 나온다. 인근 B공인 대표는 “분당선 역세권에 영동대로를 접하고 있어 교통이 편리하고, 대치동 사교육시설 접근성이 우수하다”며 “분양가가 주변시세보다 4억원 안팎 낮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당첨 안정권 등을 문의하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랜드마크 경쟁서 불리?

디에이치 자이 개포의 동간 거리는 가장 좁은 곳이 30m 안팎이다. A건설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동간 간격이 가로세로 기준 평균 35m 정도”라며 “이보다 좁으면 실제 생활에 불편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건축이 아닌 택지지구 판상형 아파트 동간 간격은 40~50m 되는 곳도 있다.

지난달 진행한 설명회에서도 동간 가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예비 청약자는 “반대편 아파트 동에서 실내가 다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주거 쾌적성을 높이는 특화 설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현대건설의 기술력을 쏟은 디자인과 설계를 도입해 쾌적성을 최대한 보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외곽 단지는 높이를 7~10층으로 낮추고 단지 중앙을 최고 35층으로 지어 동간 간섭을 최소한 한 게 대표적인 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커뮤니티 시설도 법정 비율보다 2배 이상 많이 넣었다”며 “사생활 침해 걱정을 최소화한 랜드마크 단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개포동 랜드마크 경쟁에선 밀릴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분당선 개포역 인근 개포주공5단지, 구룡역 인근 개포주공 1단지 등과 랜드마크 경쟁을 벌일 예정이지만 쾌적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분양권 전문가들은 ‘묻지마 청약’에 나서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용적률·건폐율이 높아 실제 주거 만족도가 떨어진다면 원하는 가격에 처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분양가가 9억원이 넘어가기 때문에 중도금 대출이 안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당첨 후 중도 포기하면 5년 재당첨 제한에 걸리는 만큼 자금조달이 가능한지부터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규/선한결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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