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지축지구 중흥S-클래스'
분양 30일서 16일로 앞당겨
아예 4월로 미루는 단지도
"하필 성수기에… " 불만 목소리
[ 이소은 기자 ]
전통적 분양 성수기인 3월 건설회사들이 아파트 공급 일정을 저울질하고 있다. 청약 기준이 일부 변경되면서 금융결제원이 다음달 아파트투유 홈페이지 청약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해당 기간에는 아파트 청약이 불가능해 사실상 개점휴업이 예정된 상태다.
◆다음달 청약시스템 개편
11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금융결제원은 다음달 특별공급 청약시스템을 개편한다. 당초 12일부터 23일까지 시스템을 개편할 예정이었지만 입법 과정이 지연되면서 일정이 밀렸다. 이런 소식에 분양현장도 바빠졌다. 개편 일정을 피해 모델하우스 개관 날짜를 당기거나 미루고 있다. 더군다나 이번 개편은 특별공급 청약 방식의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그동안 신혼부부, 다자녀 가구 등을 대상으로 한 기존 특별공급 신청은 모델하우스에서 받았다. 개발이 완료되면 온라인으로 특별공급을 받게 된다. 인력 배치, 교육 등의 문제까지 겹쳐 있다 보니 건설사들은 시기조정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
그동안 특별공급은 1~2순위와는 다르게 모델하우스에서 직접 접수했다. 밤늦게까지 접수하거나 서류를 검토하는 등 수작업이 많았다. 그렇다 보니 단기간에 시간과 인력이 대거 동원됐다. 개편 이전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후라면 직원의 재교육이 필요하다. 예비청약자들에게 홍보도 필수다. 단기간에 동원되는 인력들의 재배치 문제와 분양기간 연기에 따른 비용도 고려대상이다.
◆분양 일정 앞당기려는 움직임
중흥건설이 경기 고양시 지축지구 일대에서 분양하는 ‘고양 지축지구 중흥S-클래스’는 조율 끝에 오는 16일로 모델하우스 개관 날짜를 확정했다. 현장 관계자는 “16일 모델하우스 개관을 목표로 준비 중이었는데 이달 둘째주와 셋째주에 홈페이지를 개편한다고 해서 불가피하게 날짜를 30일로 미뤘었다”며 “개편 일정이 다시 다음달로 연기됐다는 소식에 당초 계획했던 날로 확정했다”고 말했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일대에 공급하는 ‘당산 센트럴 아이파크’도 홈페이지 개편 소식에 공급 일정을 조율 중이다. 이달 중순 모델하우스 개관을 계획했으나 개편 기간을 피해 다음달 중순까지 한 달가량 분양 일정을 미루는 방안을 고려했다. 그러나 재건축 조합과의 논의 끝에 오는 23일 모델하우스를 열기로 결정했다. 현대산업개발 측은 “금융·마케팅 비용을 고려할 때 일정을 미루는 것보다 당기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달 말 모델하우스 개관을 예정한 현장 가운데는 다음달로 분양 일정 연기를 고려하는 곳도 있다. 제일건설이 세종시 나성동 공급하는 ‘제일풍경채’ 아파트는 이달 말 모델하우스를 개관할 계획이었으나 분양 일정을 다음달로 미뤘다. 삼성물산이 서울 양천구 신정뉴타운에서 분양하는 ‘래미안 목동 아델리체’ 역시 이달 중 분양할 예정이었으나 다음달로 넘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분양업계 전문가는 “3월 말에서 4월 초에 걸쳐 모델하우스 오픈 계획을 잡았던 단지들은 일정이 모호해질 수 있다”며 “청약시스템 개편 작업이 다음달 언제부터 시작되느냐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약시스템 개편과 무관하게 기존 일정을 고수하는 현장도 있다. GS건설이 서울 마포구 염리3구역에 공급하는 ‘마포 프레시티지 자이’는 이달 말 모델하우스 개관을 계획하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본래 3월 말을 계획했고 청약 시스템 개편 일정과 상관없이 기존 계획대로 갈 것”이라며 “모집공고를 미리 받을 것이기 때문에 청약을 접수하는 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잦은 시스템 개편에 볼멘소리
이번 청약시스템 개편은 지난해 발표한 ‘8·2 부동산 대책’ 이후 벌써 세 번째다. 금융결제원은 작년 9월 1순위 자격 강화, 가점제 비율 확대 등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을 개정하면서 주택 청약시스템을 개편하고 입주자모집공고를 1주일간 중단했다. 두 달 후인 11월에는 2순위 청약 자격 강화와 청약조정대상지역 세분화, 예비입주자 선정 비율 상향 등을 반영해 또 한 번 홈페이지를 개편하는 바람에 분양 시장이 휴지기에 들어갔다.
이달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의 한 현장 관계자는 “아파트투유 홈페이지 개편이 예전에는 드문 일이었는데 최근 들어 너무 잦아졌다”며 “이번 개편안은 연초부터 나왔던 얘긴데 비수기엔 가만히 있다가 하필이면 한창 성수기에 하겠다고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렸다.
업계 전문가들은 잦은 청약 제도 개편과 그에 따른 분양 중단 사태가 시장은 물론 수요자에게까지 혼란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예비청약자들은 분양 일정에 맞춰서 ‘여기 떨어지면 여기 넣어보자’는 식으로 최우선순위와 차순위를 결정해둔다”며 “일정이 들쑥날쑥해지다 보면 선택의 폭이 좁아질 뿐 아니라 청약 기회를 잃어버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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