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넷 "채용" 17만9000명
작년 10월부터 내리막 추세
[ 심은지 기자 ] 2월 구인 건수가 급감한 것은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과 자동차·조선업 구조조정 등이 한꺼번에 몰린 결과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건비 부담이 커진 데다 구조조정으로 기존 직원마저 내보내야 할 상황이 되면서 기업들이 신규 채용을 꺼리거나 연기하고 있다는 의미다.
11일 고용노동부와 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취업정보사이트 ‘워크넷’을 보면 지난달 기업, 공공기관, 자영업자가 뽑겠다고 한 구인자 수는 17만9000명으로 1년 전(25만3000명)보다 29.1%(7만4000명) 줄었다. 조선업 구조조정이 시작돼 고용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던 2014년 6월(-32.7%) 후 3년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워크넷 구인자 수는 국내 구인 시장의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 중 하나다. 워크넷에 올라온 구인 인원은 올해 최저임금 인상(16.4%)을 앞둔 지난해 10월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구인 인원은 20만7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9% 줄었다. 이어 11월 22만5000명(-2.5%), 12월 20만8000명(-17.1%)으로 3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올 1월에는 구인 인원이 24만7000명으로 9.8% ‘반짝 증가’했지만 이는 정부가 지원하는 일자리 사업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최저임금 인상과 자동차·조선 구조조정 후폭풍이 본격화된 2월에는 구인 건수가 다시 큰 폭으로 줄었다.
설 명절이 작년에는 1월, 올해는 2월에 낀 점을 감안해 1~2월 합산 구인 실적을 따져봐도 상황은 비슷하다. 올해 1~2월 구인 인원은 42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7만7000명)보다 10.6% 감소했다.
지난달 구직 인원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17.8%(6만8000명) 줄어든 31만4000명에 그쳤다. 구직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가늠할 수 있는 구인배수(구인 인원/구직 인원)는 0.57로 구직난이 계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배수가 0에 가까울수록 구직이 어렵다는 뜻이다.
이 같은 고용시장의 ‘찬바람’은 고용보험 가입자(취업자) 수에서도 감지된다. 고용부의 ‘2월 고용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조선업 취업자는 13만3000명으로 1년 전보다 3만7800명 줄었다. 감소율로는 22.1%에 달하며 23개월 연속 감소세다. 자동차 제조업 분야 고용보험 가입자는 올 1월 40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데 이어 2월에도 전년 동월 대비 3300명 줄어든 39만7000명에 그쳤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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