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성규가 성추행 의혹을 받다가 숨진 채 발견된 배우 조민기의 빈소를 다녀온 후 그를 외면하는 동료 연예인들에 대해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조성규는 12일 오전 1시쯤 자신의 트위터에 "어제 오늘, 조민기 빈소에 다녀왔다"며 "하지만 그가 28년간 쌓아온 연기자 인생의 그 인연은 어느 자리에도 없었다"고 썼다.
그는 "뭐가 그리 두려운가?"라며 "조민기의 죄는 죄이고 그와의 인연은 인연인데, 아니, 경조사 때마다 카메라만 쫓던 그 많은 연기자는 다 어디로 갔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연예계의 분 바른 모습을 보는 듯했다"고 썼다.
조성규는 프로복서 출신 배우다. 1992년 KBS2 일일연속극 '가시나무꽃'으로 데뷔해 드라마 180여편에 출연했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파키아오 편'에서 멤버들과의 복싱 경기 주심을 맡기도 했다.
이날 오전 6시쯤 조민기의 발인식이 서울 건국대학교 병원 장례식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은 유족의 뜻에 따라 비공개로 진행됐다.
성추행 의혹을 받던 조민기는 지난 9일 오후 4시 5분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의 한 대형 주상복합 건물 지하 1층 주차장 내 창고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조민기의 장례는 4일장으로 치러졌지만, 친분이 있었던 유명 지인들은 장례식장에 얼굴을 비치지 않았다. 유족들의 지인 일부만 조용히 방문했다. 빈소 입구에도 근조 화환 몇 개만 조촐하게 놓였다.
배우 정일우는 조민기를 애도하는 듯한 글을 SNS에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결국 해당 글을 삭제했다.
조민기는 2004년 청주대 연극학과 겸임교수를 시작으로 2010년 조교수로 부임해 지난해까지 학생을 가르쳤다. 재직 중 학생들을 상습 성추행했다는 피해자의 폭로가 나오면서 경찰 수사를 받아왔고 이날 경찰에 소환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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