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적 투자자 대상 주식 발행
우선주·교환사채 발행 근거도 마련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3월12일 오전 5시26분
현대글로비스 만도 하나투어 등 여러 상장사가 이달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금조달 통로를 넓힌다. 이들은 전환사채(CB) 등 자금조달 수단의 발행한도를 늘리는 한편 새로운 조달수단을 마련하기 위해 정관을 손질한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현대글로비스는 오는 1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전략적 투자자(SI)를 대상으로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고칠 예정이다. 다른 기업으로부터 주식과 유형자산 등을 받고 그 대가로 신주를 지급하는 현물출자와 금융회사의 대출금을 주식으로 교환해주는 출자전환에 나설 수 있는 내용의 정관도 신설한다. 이 회사가 출자전환·현물출자 목적으로 발행할 수 있는 주식 규모는 현재 발행주식의 20%까지다. 현대글로비스의 시가총액(약 5조3800억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신주 발행 규모는 최대 1조700억여원으로 추산된다.
만도는 23일 주총에서 우선주와 전환상환우선주 등을 발행할 수 있도록 정관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만 발행했다. 바이오업체인 바이오니아도 이달 열리는 주총에서 우선주를 발행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한다.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거나,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의 발행한도를 확대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하나투어는 23일 주총을 열고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한도를 30억원에서 400억원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정관변경 안건을 처리할 계획이다.
휴대폰 부품 업체 에스맥도 27일 주총에서 BW·CB 발행한도를 100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늘리기 위해 정관을 정비한다. 3000억원 한도로 교환사채(EB)를 발행할 수 있는 정관도 신설할 예정이다.
이들이 자금조달 한도를 늘리고, 방식을 다변화하려는 것은 인수합병(M&A), 사업재편 등을 통해 급변하는 사업환경 변화에 대비하려는 게 주요 목적이다. 전문가들은 “해당 기업의 주식 투자자는 이들이 BW·CB 등의 발행물량을 늘리면 기존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투자에 참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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