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신속한 구조조정 합의 우선
댄 암만 제너럴모터스(GM) 사장이 재차 한국GM 노동조합에 빠른 구조조정 합의를 요청하고 나섰다. 하지만 노조는 실사가 끝나기 전까진 진지한 교섭은 피하겠다는 입장을 보이면서 사측과 대립각을 키우고 있다.
13일 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오는 15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에 대한 노조요구안 확정에 앞서 실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선 사측과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노조 집행부는 "2013년 유럽과 러시아 철수 비용 등을 공개하지 않으면 올 임단협 교섭은 절대 진척이 없을 것"이라며 "회사 정상화 및 미래발전에 대한 진정성이 있다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단할 수 있도록 모든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실질적인 교섭 진척은 경영실사와 국정조사, 특별세무조사 등 여러 진행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개하겠다"며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투입할 신차의 구체적인 모델과 생산대수와 기간, 독점생산 여부 등 일체를 밝혀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조는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에 2종의 신차 배정을 무기로 임금 동결, 성과급 삭감, 복지 폐지 등을 요구안으로 정한 사측의 의도대로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임단협 마무리 시점이 3월 말 이후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노사 합의가 고비를 맞고 있다.
노조가 쉽게 협상에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중인 반면, GM 경영진은 "시간이 없다"며 신속한 노조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댄 암만 사장은 이날 외신과 인터뷰에서 "시간이 부족하며, 모두 긴급하게 움직여야 한다. 노조와 한국 정부가 신속하게 구조조정에 합의한다면 사업 투자, 신차 배정 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은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본사 차입금 7220억원에 이어 4월 1~8일엔 988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희망퇴직자 2500명에 대한 위로금 5000억원도 지급해야 해 2조원이 넘는 자금이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서 노조와 인건비 절감 합의가 안되고 실사 추진도 늦어지면 GM 본사가 한국에 신규 투자 결정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4월에 새롭게 지급돼야 될 큰 돈들이 있는 데다 이미 회사가 지급해야 할 대여금의 만기를 연장받고 있을 만큼 자금 사정이 좋지 않다"면서 "회사가 외국인투자지역 지정 신청 시 제출한 투자 계획은 어디까지나 계획일 뿐 협상 마무리가 늦어지면 신차와 물량은 장담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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