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플 CEO “암호화폐, 사려 깊은 규제 필요”

입력 2018-03-14 15:47   수정 2018-03-1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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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O 위험성 높아
소비자 보호 조치 시급





"투자자와 기업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정한 규제가 필요하다"

브래드 갈링하우스 리플 최고경영자(CEO)가 1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암호화폐 시장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플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각국 은행 사이 원활한 송금을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국내에는 ‘XRP’ 라는 암호화폐로 더 유명하다.

이날 갈링하우스 CEO는 “투기 등의 열풍은 단기간 고성장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고 암호화폐 시장은 아직도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리플은 암호화폐상장(ICO)의 위험성을 수년 전부터 지적해왔다. ICO 사기 피해도 많은 만큼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사려 깊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갈링하우스 CEO는 최근 '테크놀로지&인터넷 컨퍼런스'에 참석해 “대부분의 ICO 가치가 0원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한 추가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암호화폐가 통화의 기능을 가지기 어렵다고 보기에 ‘디지털 자산’이라는 표현을 즐겨 쓴다”며 “디지털 자산은 보유한 효용에 따라 가치가 계산된다. 가령 리플은 국제적인 송금을 더욱 빠르고 편리하게 할 수 있다는 효용을 가졌지만, 대부분의 ICO는 뚜렷한 효용을 제시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ICO의 47%가 실패했다는 리서치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갈링하우스 CEO는 암호화폐 규제를 위한 국제 공조도 제도권 진입을 위해 자연스레 이뤄지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G20 재무장관회의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은 없지만, 국제적 차원의 규제 논의는 필요하다”며 “금융의 경우에도 국제적인 규제가 이미 적용됐고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도 같은 과정을 거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암호화폐가 규제를 우회하려 하고 익명 거래를 추구한다는 큰 오해가 있다”며 “모든 암호화폐가 그런 측면을 갖진 않는다. 리플은 정식 금융기관들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19~20일 아르헨티나에서는 암호화폐 규제를 주제로 G20 재무장관회의가 열린다. 관련 업계에서는 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나오는 결과가 시장의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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