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지옥’서 32만명 구해낸 업무용 메신저… 잔디, 올해 일본시장 출사표

입력 2018-03-14 16:34   수정 2018-03-14 16:41

김대현 토스랩 대표 인터뷰
“美 슬랙보다 속도 빠르고 현지화 앞서… 아시아 1위 도전할 것”



“저희 목표는 아시아의 1등 업무용 메신저가 되는 겁니다. 올해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일본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겁니다.”

업무용 메신저 ‘잔디’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토스랩의 김대현 대표(35)는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내면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의 진출도 앞당길 수 있다”며 해외 사업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김 대표는 “일본 직장인들은 사내에서 ‘라인’과 같은 개인용 메신저를 쓰는 것을 굉장히 꺼려한다”며 “업무 효율을 높이는 새로운 협업 툴의 필요성을 느끼지만 이들이 만족할 만한 대체재는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데 보수적이지만, 반대로 한 번 도입하면 잘 바꾸지 않는 일본 소비자의 특성을 파고들어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잔디는 기업 업무에 최적화한 클라우드 기반의 메신저로 2015년 5월 출시됐다. 팀별 그룹 채팅, 프로젝트 관리, 파일 공유, 그룹웨어·이메일 연동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총 32만명으로 국내 업무용 메신저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웬만한 기능은 모두 공짜지만 화상회의, 파일 전송내역 추적, 무제한 용량 등을 지원하는 유료 서비스(1인당 월 5000원) 접속자 비중도 40%에 육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한국스마트카드와 티켓몬스터를 거쳐 2014년 이 회사 창업멤버로 참여했다. 그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창업을 고민하던 즈음 미국의 협업 툴 ‘슬랙’이 유명해지기 시작했다”며 “국내에도 비슷한 수요가 있는데 마땅한 서비스는 나오지 않아 잔디를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일찌감치 한글은 물론 영어, 일본어, 중국어 간체와 번체 등을 함께 지원했다.

미국 기업용 메신저 시장을 휩쓴 슬랙은 기업가치가 51억달러(약 5조4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되는데, 최근 동양권 언어로는 처음으로 일본어판을 내놓는 등 아시아 공략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김 대표는 “슬랙은 현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반면 잔디는 아시아에서 쓰기에 속도가 훨씬 빠르고, 모바일 버전이 스마트폰 메신저와 거의 비슷한 방식이어서 소비자가 쉽게 쓸 수 있다는 게 강점”이라고 했다. 응원, 칭찬, 격려, 감사 등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이모티콘을 풍부하게 갖춘 것도 외산 서비스와의 차별화 포인트로 꼽았다.

토스랩은 설립 초창기인 2015년 1월 대만지사를 세우고 해외 사업의 가능성을 시험해 왔다. 김 대표는 “대만에도 스타트업 붐이 일고 있어 잔디를 활용하는 소규모 벤처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전체 접속의 14%가 대만에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용자들이 말하는 잔디의 최대 매력은 ‘업무와 사생활이 분리된다’는 점이다. 카카오톡으로 시도때도 없이 상사의 업무 지시가 쏟아지는 ‘카톡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일과 생활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워크&라이프 밸런스라는 뜻의 신조어)’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면서 잔디의 이런 장점이 주목받고 있다.

“카톡 프로필 사진만 바꿔도 회사 사람들이 ‘김 대리, 사진 잘 나왔네’라고 아는체 하거나, 주말이나 휴가 중에도 수시로 카톡이 오거나…. 이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어 좋다는 반응이 가장 많습니다. 또 모든 대화 기록과 파일이 영구 보관되기 때문에 새 담당자와 인수인계할 때도 정말 편리합니다. 메일함이나 폴더를 매번 뒤져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죠.”

토스랩에 따르면 잔디 사용자들은 지금까지 73만개의 주제로 방을 개설해 파일 850만개, 메시지 1억5000만건가량을 공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표는 “잔디의 가입자 기반을 넓혀 매일 접속하는 충성고객을 10만명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1차 목표”라며 “단순한 협업 툴을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와 부가기능을 접목한 플랫폼으로 진화시켜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회사는 2014년 설립 이후 소프트뱅크벤처스, 퀄컴벤처스, SBI인베스트먼트 등에서 총 125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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