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미세먼지 잡고 인도시장 잡는다"

입력 2018-03-14 17:18  

질소산화물 제거필터 생산
국내 발전소시장 70% 점유
내달 인도 발전사와 계약
폴란드에 연내 설비 납품

경상대 교수 출신 CEO
제자 4명과 20년 전 창업
독일 발전소·일본 기업에 공급



[ 오경묵 기자 ]
국내외에서 초미세먼지 방지대책이 강화되면서 20년간 초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제거(탈질) 필터(사진) 개발에 매진해온 경북 상주의 나노(대표 신동우)가 주목받고 있다.

신동우 대표는 14일 “2년 전부터 인도 국영발전설비사와 진행해온 탈질촉매 기술이전 계약을 내달 중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2016년 유럽 최대 보일러 회사인 라파코와 설립한 폴란드 합자회사에 기존 필터를 재생하는 신기술을 이전하고 올해 안으로 설비를 공급할 계획이다. 신 대표는 “올해 국내 발전소의 탈질촉매 수요는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에 힘입어 작년보다 30% 이상 늘고 조선분야 수요도 급증했다”고 말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재료공학박사 출신인 신 대표는 경상대 교수 시절인 1999년 외환위기로 제자들의 취업길이 막히자 제자 네 명과 함께 창업했다. 그는 직원 14명을 석·박사급 인력으로 키우며 평판용 SCR 탈질촉매 등 첨단기술을 개발했다. 국내 중소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산업통상자원부의 신기술제품인증(NEP)을 세 개나 보유하고 있다. 2014년 가동에 들어간 중국 원료공장과 2016년 설립한 스페인법인을 포함해 300여 명이 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신 대표는 “하지만 초창기에는 납품 실적이 없어 발전사에서 제품을 써주려고 하지 않아 시장 진입에 애를 먹었다”고 소개했다.

신 대표는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 근무 인연으로 2003년 독일 EnBW발전소에 필터 납품계약을 따냈다. 하지만 납기일이 임박할 때까지 제품 완성이 어려웠다. 발전소 운영지연비용을 물어줘야 할 상황이었다. 신 대표는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포기하려고 했지만 제자인 윤대현 전무가 ‘어떻게든 해보자’고 호소했다. 신 대표는 “무모한 결정이었지만 거절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10t 트럭 여러 대 분량의 부피여서 해상운송을 해야 하지만 항공운송을 선택해 줄어든 운송기간을 제작시간으로 활용해 어렵게 납품했다. 매출 20억원인 이 회사는 그해 2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하지만 이 일을 계기로 신뢰가 쌓여 EnBW발전소와 지금까지 거래하고 있다.

나노는 해외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으면서 국내 시장 점유율도 높아져 국내 발전소 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가격을 절반으로 낮추며 ‘고사작전’을 편 일본 기업과 경쟁해 이긴 결과다. 현대중공업과 일본 다이하쓰, 핀란드 바질라에도 독점 공급한다.

2015년과 2016년 적자를 낸 이 회사는 지난해 730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흑자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전기차 수요를 감안해 중국 공장에 배터리용 리튬이산화티탄원료 제조를 위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신 대표는 “진주에서 창업할 때 모두가 실패할 것이라고 했지만 제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1000억원대 매출을 바라보는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상주=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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