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 '미투' 노심초사… 캐스팅 살얼음판

입력 2018-03-14 17:21  

소문만 나도 배역 선정 취소


[ 양병훈 기자 ] 뮤지컬계 유명배우 A씨는 올여름 개막하는 대형 공연의 주인공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캐스팅이 돌연 취소됐다. 이 작품을 제작하는 공연기획사의 대표가 “A씨를 가해자로 지목하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폭로가 곧 터질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듣고 와서 A씨를 제외하기로 한 것이다. 공연계 관계자는 “자칫 잘못하면 공연 전체가 망가질 위험이 있어 가능한 한 안전하게 가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름 뮤지컬 성수기를 앞두고 본격적인 제작에 들어간 주요 공연기획사들이 배우 캐스팅에 극도의 신중을 기하고 있다. 주요 출연진을 발표한 상황에서 해당 인물에 대한 미투 폭로가 터지면 공연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캐스팅을 확정하기 전에 주요 배역 후보 물망에 오른 배우에 대해 공연계에서 도는 얘기를 일일이 확인하고 다닌다. 특히 문화예술계 전반으로 미투 파문이 확산되기 이전부터 공연계에서 여성 편력으로 좋지 않은 소문이 떠돌던 몇몇 배우에 대한 ‘평판 조회’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티켓 파워가 있는 배우들이고 아직 구체적인 얘기가 나온 건 아니어서 캐스팅에서 원천 배제된 건 아니다”면서도 “기획사로서는 같은 조건이면 결국 다른 배우를 선택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유명배우 B씨는 최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한 기획사가 B씨에게 뮤지컬 출연 요청을 한 뒤 문제가 생겼다. 이전에 출연했던 한 뮤지컬 공연 제작진이었던 한 여성이 “B씨가 내 특정 신체 부위를 만지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 기분이 나빴다”는 얘기를 했다. 기획사 관계자가 사정을 알아보니 실제로 만지려고 한 건 아니고 함께 일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였다. B씨는 이 여성을 찾아가 사과하며 오해를 풀었고, 예정대로 뮤지컬에 출연하게 됐다.

이처럼 배우들에 대한 평판 조회가 강화되면서 출연진을 정해 놓고도 캐스팅 발표를 늦추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캐스팅 발표는 보통 개막일 2~3개월 전에 이뤄진다”며 “캐스팅 확정이 늦어져 마케팅이나 연습 일정에 차질이 빚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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