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건설기계 시장 특수
두산밥캣, 중소형장비 공략
"중국 이어 인도 '빅마켓' 잡을 것"
[ 박재원 기자 ]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이 인도 건설기계 시장에 뛰어든다. 특히 두산밥캣은 현지에 직접 제조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에 이어 급성장하고 있는 인도 시장을 공략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잠에서 깬 코끼리
14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은 인도 첸나이 지역에 부지를 매입해 신규 공장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모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도 현지 딜러 확보에 나서며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두산이 인도에 첫발을 내딛는 이유는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건설장비 시장조사기관인 오프하이웨이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인도 건설기계 시장은 4년 전의 세 배인 3만 대 규모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모디노믹스’로 불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경제정책은 제조업 육성, 인프라 구축으로 대표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을 2022년까지 25%로 높이고(2013년 12.9%), 1억 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덕분에 건설기계 시장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중국과 달리 인도 시장은 2021년(3만4705대)까지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 시장은 현지 업체인 타타히타치가 주름잡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선 현대건설기계가 2008년 현지 공장을 설립해 시장을 선점했다. 지난해 현대건설기계는 타타히타치(33%)에 이어 업계 2위(1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현지 공장의 생산능력을 20%가량 확대하는 공사도 하고 있다.
후발 주자인 두산은 중·소형 건설장비를 생산하는 두산밥캣을 통해 현지 시장에 ‘백호 로더’ 제품을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두산밥캣이 인수를 추진하는 공장 부지 역시 존디어가 2015년까지 백호 로더를 생산하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백호 로더는 하나의 기계로 로더(흙, 자갈, 모래를 싣는 적재기)와 굴삭기 작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비다. 유독 인도 건설기계 시장에서 수요가 많은 제품이기도 하다. 두산인프라코어는 현지 대형 딜러를 발굴해 굴삭기 시장 판매를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잠에서 깨어난 코끼리’로 불리는 인도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두산의 인도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예측이 어려운 시장인 만큼 점진적인 진출이 점쳐진다”고 말했다.
◆중국 실적 6년 만에 최대
두산이 인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중국과 함께 든든한 ‘빅마켓’을 두 곳이나 확보하게 된다. 두산은 이미 중국 건설기계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중국에서 굴삭기 1018대를 판매해 중국 업체 사니와 미국 캐터필러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전년 동기 대비 월간 시장 점유율도 1.9%포인트나 상승했다. 2012년 이후 6년 만의 최대치다. 특히 20~24t급에 해당하는 중형 굴삭기 제품군에서는 시장점유율 15.6%로 1위를 차지했다. 회사 관계자는 “대리상(딜러)의 경쟁력 강화, 현지 맞춤형 제품 출시, 차별화된 고객서비스를 제공하는 ‘두산케어’ 활동에 힘입어 양적질적 성장을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또한 틈새시장을 잡기 위해 10억 명 이상이 사용하는 중국 최대 모바일 메신저 ‘위챗(Wechat)’을 활용해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위챗을 통해 제품 관련 소식과 중고차 및 부품 정보, 보유 장비 관리 기능을 고객 맞춤 형태로 제공하는 전략이다. 두산인프라코어 위챗 계정의 팔로어는 약 6만 명으로 지난 2년 동안 세 배 이상 증가했다. 위챗 콘텐츠의 누적 조회수는 140만 회, 현지 소셜 미디어 노출 횟수는 1200만 회를 넘어섰다. 그동안 위챗과 온라인 미디어 등 디지털마케팅으로 판매한 굴삭기는 360여 대에 달한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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