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밤 한미FTA 3차 협상…철강 관세 탈출구 찾을까

입력 2018-03-15 08:03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임박한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개정협상이 미국에서 열린다.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한국을 관세 대상국에서 제외하기 위한 묘안을 찾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과 마이클 비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하는 한미FTA 3차 협상이 15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최된다.

이번 협상의 가장 큰 관심사는 미국이 한국산 등 수입 철강에 부과하겠다고 밝힌 25% 관세와 한미FTA 협상의 연계 가능성이다.

미국은 중요한 안보관계가 있는 국가가 철강 공급과잉과 중국산 철강 환적 등의 우려를 해소할 대안을 제시할 경우 관세를 경감 또는 면제해주겠다고 밝혔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협상의 경우 "공정한 거래(deal)를 할 수 있으면 캐나다와 멕시코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겠다"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미 공언했다.

미국이 철강 관세를 지렛대로 한미FTA 협상에서 양보를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도 두 사안의 협상 상대가 같은 USTR인 만큼 한미FTA와 철강 관세를 함께 다루겠다는 방침이다.

백운규 장관은 지난 9일 "관세가 한미FTA 협상 기간과 같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 틀 안에서 미국과 많이 협의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협상으로 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자동차 등 미국의 관심 분야에서 일정 부분 내줄 것은 내주면서 철강 관세에서 한국산 면제를 얻어내는 '주고받기'를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이 한국산 철강이 중국산 소재를 사용, 중국산 철강을 우회 수출한다고 의심하는 만큼 한미FTA의 원산지 판정 기준에서 중국산 소재를 사용하는 철강은 배제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정부는 한미FTA와 철강 관세 협상을 연계하더라도 한미FTA 자체의 '이익의 균형'을 확보한다는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미FTA 협상을 통해 미국이 만족할 대안을 찾아보되, 관세 때문에 무작정 양보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통상 전문가들은 한미FTA 협상이 더 힘들어졌다고 보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부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 관세 발동 여부를 갖고 무엇을 얻어내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리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전체적으로 불리해졌다"고 말했다.

오는 23일부터 시행되는 관세가 우리 정부에 협상을 서둘러야 할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이번 3차 협상에서 양측이 상당히 이견을 좁힐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전망된다.

산업부는 보도자료에서 "한미 양측은 지난 2차례의 개정협상에서 각각의 관심사항으로 제기된 사항들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진행해 협상의 진전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명한 것은 이번 주가 한미 통상 관계에 중대 고비라는 점이다.

통상교섭본부의 대미 협상 담당 라인도 미국으로 총출동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강성천 통상차관보, 이용환 통상협력심의관 등이 지난 13일 철강 관세 협상을 위해 출국한 데 이어 14일에는 유명희 통상교섭실장과 장성길 미주통상과장 등 한미FTA 협상단이 출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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