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하늘은 가르지 못한 미국-멕시코 장벽

입력 2018-03-15 18:34   수정 2018-04-14 01:30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마지혜 기자 ]
해안선을 따라 파도가 친다. 철골로 만든 장벽이 바다부터 해안선 너머까지를 반으로 갈라놓아 물결도 장벽을 따라 흐른다. 태평양 연안, 미국 샌디에이고와 접한 멕시코 북서부 국경도시 티후아나다. 한 청년이 몸을 한껏 늘이며 운동을 하고 있다. 금방이라도 장벽 너머로 뛰어오를 듯한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의 유입을 막겠다며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있다. 굴욕을 당한 멕시코인들은 “우리는 장벽이 필요 없다”, “차별을 멈춰라” 같은 문장을 벽에 쓰고 있다. “벽 너머에 있는 가족이 보고 싶다”, “미국에서 일자리를 찾고 싶다”는 절박한 외침도 있다. 장벽이 하늘까지 가르진 못했기에 철골 장벽 위에는 새들이 줄줄이 앉았다. 장벽 앞에서 만감이 교차할 청년은 이 새들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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