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추경' 편성 공식화
야당 "선거용 돈풀기" 반발
국회 통과 가시밭길 예고
[ 임도원 기자 ] 정부가 4조원 안팎 규모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하면서 추경 요건 등을 놓고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올해 420조원대의 ‘슈퍼 예산’을 집행한 지 세 달도 안 된 시점에 추경을 꺼내자 야당은 ‘선거용 돈풀기’라며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추경 명분으로 내건 일자리 창출 효과도 논쟁거리다.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 쟁점으로 불거지면 추경안이 국회를 통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다음달 통과를 목표로 추경안을 이른 시일 내 편성해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15일 발표했다. 올해 1월 세수가 1년 전보다 2조7000억원 늘어나는 등 ‘세수 풍년’으로 당초 10조원 이상 규모의 추경이 예상됐으나, 절반 수준인 4조원 안팎으로 편성하기로 했다. 세계잉여금 2조6000억원에 기금 여유자금 1조원 등으로 채울 방침이다. 직접적으로 효과를 내고 체감도가 높은 소수 핵심사업에 집중 투자하는 방식으로 추경 규모를 최소화했다는 것이 기재부 설명이다. 대신 중소기업 창업 및 진흥기금, 고용보험기금 등을 추경에 앞서 일자리 재원으로 사용한다.
정부는 올해 사상 최대인 19조원 규모의 일자리사업 예산이 편성된 만큼 지난해와 같은 규모로 추경을 편성할 명분이 적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해 배정된 주요 청년 일자리사업 예산도 제대로 집행하지 못했다. 대표적인 청년 일자리사업인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 집행률은 지난해 55%에 불과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다. 기재부가 이달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을 보면 청년내일채움공제사업 집행률은 지난 1월 2.0%(37억원)에 불과했다.
추경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논란이다.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최근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조원 추경으로 창출된 직접 일자리는 6만7000개에 그쳤다. 그중에서 절반인 3만 개는 청년 취업난 해소와는 거리가 먼 노년층 단기 일자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추 의원은 “정부가 선거를 앞둔 시점에서 재정을 풀어 선심을 쓰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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