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중(對中) 압박 수위를 높이는 것은 지난해 대중 무역적자가 3750억달러(약 401조원)로까지 불어났기 때문이다. 미국은 중국 측에 이 가운데 1000억달러를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고, 중국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미국이 지난 1월 중국산 태양광 패널·모듈 등에 대해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발동하자 중국은 그 달에만 167억달러(약 17조8000억원) 규모의 미국 국채를 내다파는 것으로 응수했다. 중국이 앞으로 수입 농산물에 대한 무역 보복 등 추가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G2 간 통상전쟁이 달아오르면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큰 위협이 아닐 수 없다. 중국과 미국은 한국의 1, 2위 수출상대국이다. 소재와 부품 등 한국산 중간재 수요가 많은 중국으로의 수출비중은 지난해 24.8%로 미국(12.0%)의 두 배 이상이었다. 자유주의 가치 동맹에 충실하는 게 당연하지만, 이 경우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부터 거친 무역보복을 당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글로벌 통상전쟁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는 궁극적인 방법은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뿐이다. 핵심 부품과 중간재부터 완제품까지 경쟁력을 더 높여 중국과 미국 의존도를 줄이면서 동남아시아와 인도, 중동, 중남미 등의 시장수요를 늘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통상전쟁이 가져올 경제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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