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여파… 유니레버 영국 떠난다

입력 2018-03-16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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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년만에 네덜란드 본사로 통합


[ 이설 기자 ] 영국·네덜란드 합작 생활용품업체인 유니레버가 영국과 네덜란드에 분산돼 있던 본사를 네덜란드로 통합하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유니레버는 15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 있는 본사를 네덜란드 로테르담 본사로 합친다고 밝혔다. 유니레버 이사회는 전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본사 이전은 올해 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유니레버의 이 같은 결정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에 따른 비용과 적대적 인수합병(M&A)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네덜란드 법령을 고려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지난달 유니레버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를 직접 만나는 등 영국 본사 이전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지만 결국 승자는 네덜란드로 판가름 났다. 소식통은 “브렉시트 문제가 고려됐을 뿐 아니라 유니레버는 전직 임원인 루테 총리의 집중적인 매력 공세를 받아왔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15%로 부과하는 배당금 원천징수세를 2019년부터 폐지하고, 법인세율을 2021년까지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 등 해외 기업 유치에 힘써왔다. 유니레버는 영국에 약 7000명, 네덜란드에는 30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1929년 네덜란드 마가린 제조업체 마가린유니와 영국 비누제조사 레버브러더스의 합병으로 설립된 유니레버는 지금까지 런던과 로테르담 두 곳에 본사를 두고 운영해 왔다. 지난해 초 미국 식품 대기업 크래프트하인츠가 1430억달러에 유니레버를 인수하려다 포기하자 본사 통합 추진이 가속화됐다.

이설 기자 solidarit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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