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정현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 SK그룹 등이 올해 대규모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기업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정부 의지가 확고하고, 투자자 요구도 강한 만큼 해당 그룹이 선제적으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삼성증권은 올해가 대기업의 지배구조 변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대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16일 발표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달을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가운데 지주사 전환 시 양도소득세 및 법인세 과세를 이연해주는 조세특례제한법 조항도 연말까지만 적용된다는 게 삼성증권의 설명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지주회사 전환으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해”라며 “기업집단이 지배구조 개편을 본격화할지, 이를 통해 기업가치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지 등을 잘 살펴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 관심이 집중된 곳은 현대차그룹과 SK그룹이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자동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현대글로비스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신 연구원은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현대차그룹은 미래 사업의 청사진과 투명한 지배구조, 주주 친화 방안을 동시에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SK그룹 지주회사인 SK(주)는 자회사인 SK텔레콤을 중간 지주회사로 만든 뒤 SK텔레콤 밑에 있는 손자회사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둬 지배력을 강화하는 시나리오가 증권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신 연구원은 “증권업계에서 예상하는 시나리오가 이행되면 그룹 내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는 SK하이닉스를 지배하게 될 SK(주)의 기업가치가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는 최태원 회장의 의지로 10대 그룹 중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활동을 가장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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