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영국 외교관 23명 추방” 맞불

입력 2018-03-18 15:03   수정 2018-03-18 15:24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계 이중간첩 독살 시도 사건의 배후로 지목된 러시아가 영국의 외교 제재를 받은 지 3일 만에 맞대응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17일(현지시간)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이날 로리 브리스토 러시아 주재 영국대사를 모스크바 외교부로 불러들여 영국에 대한 맞제재 조치를 담은 외교 문서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후 발표한 보도문을 통해 “영국대사관 직원 23명을 외교적 기피인물(페르소나 논 그라타)로 지정해 추방한다”며 “이들에게 1주일의 시한을 부여한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이밖에도 상트페테르부르크 영국 총영사관 폐쇄를 명령하고 주러 영국문화원 활동도 중단시켰다.

영국 정부는 지난 4일 솔즈베리의 한 쇼핑몰에서 전직 러시아 장교이자 이중간첩이었던 세르게이 스크리팔과 그의 딸이 독성물질을 흡입하고 쓰러진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물질이 러시아의 군용 신경작용제 ‘노비촉’인 것으로 밝혀져 영국은 러시아에 해명을 요구했지만 러시아는 아무런 답을 내놓지 않았다.

결국 영국 정부는 지난 14일 러시아 외교관 23명을 추방한다고 발표했다. 메이 총리는 보수당 춘계포럼에 참석해 “러시아의 대응은 영국 땅에서 두 명의 살해 시도와 관련해 러시아 정부가 비난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바꾸지 못한다”며 “러시아 정부가 영국 국민이나 영토에 있는 이들에게 위협을 가하는 것을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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