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회장, 19일 광주 가서 설득
"회사 정상화 되면 누가 철수하겠나
30일까지 자구합의서 제출해야"
[ 정지은 기자 ]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에 “전향적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해외매각 반대를 고집하고 투쟁에만 나선다면,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고 직원들이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이 회장은 우려했다.
이 회장은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19일 광주로 가서 금호타이어 노조를 만나 해외자본 유치를 할 수밖에 없는 현재 상황을 정확히 설명하고 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 노사 간 자구합의서를 제출해야 하는 시한은 오는 30일까지”라며 “노조가 자구합의서에 동의할 수 있도록 진정성 있게 설득하겠다”고 덧붙였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기한 내 자구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에 대한 자율협약절차를 즉시 중단할 계획이다. 이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해진다. 이 회장은 “더 이상 데드라인 유예는 불가능하다”며 “이미 몇 차례 연장한 데다 더블스타 측도 더는 기다리기 어렵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금호타이어 노조가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해외자본 유치를 반대해서다. 더블스타로 경영권이 넘어가면 향후 ‘먹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유다. 이에 대해 이 회장은 “시장이 있고 설비가 있는데 먹튀할 기업이 있겠느냐”며 “회사가 정상화되면 더블스타가 굳이 철수할 이유도 없고, 행여나 훗날 철수한다고 해도 정상 궤도에 오른 회사를 다른 회사가 인수해서 영속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게 금호타이어가 살아남을 유일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매력 있는 회사로 만드는 데 노조가 힘을 합치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노조가 이런 측면에서 전향적으로 생각해 줬으면 좋겠다”며 “노조가 해외자본 유치를 해야 하는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고 임금을 경쟁사 수준까지만 맞춰줘도 경영 정상화 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더블스타에 금호타이어 경영권을 ‘헐값’에 넘기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선 ‘오해’라고 해명했다. 이 회장은 “오히려 지금 조건이 더 낫다”며 “지난해 매각가격은 9549억8100만원이었지만 이후 우선매수청구권, 상표권 문제 등이 불거지면서 매각 무산 직전 거론된 가격은 사실상 5000억원대였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투자자로 참여하는 6463억원 규모의 제3자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 계약은 금호타이어가 노사 자구합의서를 제출하는 게 전제 조건이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 45%를 보유하는 최대주주가 되고, 경영권을 갖게 된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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