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Y 등 전국 44개大 여교수회 '미투' 지지선언

입력 2018-03-19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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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사회도 변해야…정파적 대립으로 왜곡 말라"



서울대·고려대·연세대(SKY)를 비롯한 전국 44개 대학 여교수회 등이 지난 18일 ‘미투(나도 피해자)’를 지지하며 연대하겠다고 선언했다. 선언 참여 여교수들은 “대학사회부터 변혁해야 하며 정파적 대립으로 미투 운동을 왜곡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사회적 자정 움직임인 미투 운동이 선정적 폭로 경쟁에 묻히거나 정치적 다툼의 산물로 의의가 축소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여교수들은 ‘미투는 우리 사회의 구조와 체질을 바꾸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제하 선언문에서 “현재의 운동이 폭로·고발에 그치거나 성별 대립으로 오해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성폭력·성희롱·성차별의 해결 없이 한국사회의 평등한 조직문화와 민주적 소통을 기대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쏟아져 나오는 #미투(Me Too)와 #위드유(With You) 목소리는 오랫동안 누적된 성차별과 일상화된 여성비하라는 구조적 문제를 표출하고 있다”면서 “미투가 사회 전반을 개혁하는 운동으로 진화한다면 한국사회 성장을 위한 값진 기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대학사회에서부터 “구성원들의 다양성이 존중되고 모두가 건강한 시민성을 경험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나도록 우리부터 더 적극적인 자세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여교수들은 앞으로의 미투 운동 전개 방향과 관련해 “장기적 관점에서 제도·문화 개선을 위해 차분하고 합리적인 논의가 진행돼야 하며 특히 정부는 이 기회를 지속가능하고 실행가능한 구체적 정책으로 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처럼 국내 대학의 평교수 조직이 수평적으로 연대해 특정 사회운동에 대한 지지 선언을 공동 발표한 것은 실질적으로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서울대 여교수회는 전했다. 서울대 여교수회가 발의한 이번 선언문에는 불과 며칠 만에 44개 대학 평교수 조직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

전화숙 서울대 여교수회장은 “선언 준비 과정에서 여교수들의 폭발적이고 뜨거운 호응에 놀랐다”며 “전체 대학 평교수 조직 연락망조차 없는 상태에서 며칠 만에 44개교가 동참한 것은 미투 운동에 깊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선언에는 여대의 경우 성별 관계없이 교수협의회나 교수평의회가 참여했고 여교수회가 없는 대학도 상호연락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혔다. KAIST(한국과학기술원) 포스텍(포항공대)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해 목소리를 내는 일이 드문 과학기술특성화 대학들까지 이례적으로 참여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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