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관 산업부 기자)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들이 대표단을 결성해 해외자본 유치를 찬성한다는 뜻을 밝혔다. 해외자본에 매각되느니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택하겠다는 생산직 노동조합과 달리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인수 제안을 받아들이겠다는 의미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대표단은 19일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 본사 앞에서 법정관리 반대와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한다는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사진). 대표단 관계자는 “회사가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며 “청산 절차로 이어질 수 있는 법정관리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조에 가입돼 있는 금호타이어 생산직을 제외한 1500여 명으로 구성된 일반직 대표단은 지난주 해외 자본 유치에 대한 찬반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참여 인원의 97.3%(응답률 71.5%)가 찬성의 뜻을 표시했다. 일반직 대표단은 오는 21일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 앞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성명을 발표하고 노조에 일반직의 입장을 전달할 계획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지난 2월 채무상환 유예 결정을 이달 말로 한 달 연기했다. 열흘 남짓 남은 기간 동안 노사자구안 합의와 해외자본 유치에 대한 동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 돌입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부 회계법인 감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청산 가치(1조원)는 존속 가치(4600억원)의 2배가 넘는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금호타이어 노조가 오는 30일까지 자구계획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로 갈 것”이라며 “더 이상 데드라인을 유예할 수는 없다”고 못 박은 상황이다.
그러나 금호타이어 노조는 ‘먹튀’ 우려 등을 이유로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며 더블스타로의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지난 14일 24시간 동안 총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김종호 금호타이어 회장이 직접 나서 직원과 가족들에게 경영정상화 방안을 전달하는 설명회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회사의 존폐가 걸린 상황에서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주장만 관철한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대표단 관계자는 “회사는 외부 자본 유치와 채권단의 지원이 있어야만 정상화가 가능하다”며 “노조는 하루빨리 자구안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협상에 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 /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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